2003년 세계프로골프투어는 '기록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미국 PGA투어에서는 이미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이 연초에 경신됐으며,이글 수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나고 있다. '18홀 최소 타수'(59타)의 벽도 올해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기록경신 어디까지 왔나=기록 경신의 물꼬는 어니 엘스가 텄다. 엘스는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 4라운드 합계 31언더파 2백61타로 우승했다. 31언더파는 미 투어 72홀 최다 언더파를 2타 경신한 새 기록이다. 미 투어는 올 들어 4개 대회를 치렀는데 우승자들의 합계 스코어는 총 1백언더파에 달한다. 지난해 시즌 초 4개 대회 우승자들의 합계 스코어(79언더파)에 비해 큰 폭 향상된 것이다. 한 라운드에 두 자릿수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도 4명이나 된다. 최경주는 11언더파 62타를 쳤고 제이 하스,팀 헤런,팻 페레즈는 11언더파 61타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최다가 10언더파였다. 2000년 퀄리파잉토너먼트에서 59타를 친 데이비드 고셋은 "올해 투어에서는 지금까지 세 번밖에 기록되지 않은 59타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글도 풍성하다. 엘스는 지난 한 해 동안 6개의 이글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2개 대회에서만 5개를 잡았다. 지난해에는 1백86홀(약 10라운드)에 하나꼴이었지만 올해는 28.8홀당 하나꼴이다. 지난해 이 부문 1위 존 데일리는 78.4홀당 한개꼴로 이글을 잡았다. 세르히오 가르시아도 3개 대회에서 5개의 이글을 기록 중이다. 시니어PGA투어도 마찬가지다. 브루스 리에츠키는 한 대회(3라운드)에서 4개의 이글을 잡았다. 13.5홀당 하나꼴이다. ◆무엇이 새 기록을 낳는가=선수들이 기록을 깨는 가장 큰 요인은 골프장비 발달,두터워진 선수층에 따른 경쟁 심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장타와 공격적인 플레이로 귀결된다. 지난해 미 투어에서 3백야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데일리가 유일했으나 올해는 현재까지 17명의 선수들이 3백야드 이상을 날렸다. 엘스는 3백19.6야드로 이 부문 1위인데 파5홀 세컨드샷을 아이언으로 쳐 그린에 올리는 예가 다반사다. 그런 장타력이라면 파4홀에서도 큰 실수가 없는 한 매홀 버디 기회를 맞는다는 얘기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