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이 잇따라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개막 하루를 앞두고 공동입장을 제의한 뒤 세부 사항 협상에서 한국측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던 북한은 과거 남북한 교류에서 언제나 '고자세'였던 것과 판이한 모습이다. 북한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공동입장을 즉석에서 약속하는가 하면 한걸음 더 나아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단일팀 구성 용의를 밝히는 등 파격적 행보를 계속했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대결이 끝난 뒤 북한 임원과 선수들은 "2010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지지한다"고 말했고 "꼭 참가하고 싶다"고 적극적인 의사를 밝혔다. 더구나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주장 곽금실은 "단일팀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나가면 좋겠다"고 일개 선수로서는 다소 '주제넘은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조상남 서기장과 리동호 단장이 한국측 인사를 대하는 태도 역시 전에 없이 유연하다. 호텔이나 경기장에서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건네고 지난 1일에는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 박상하 집행위원장을 방으로 초청,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박 위원장에게는 "대구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할테니 걱정말라"고 장담했다. 조 서기장은 한국 기자들에게 "언제든지 전화하라"며 호텔방 번호까지 공개적으로 알려주는 '화끈한'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조총련계 교민들이 민단측에 공동응원을 하자고 먼저 나선 것도 이같은 북한 선수단의 달라진 모습과 무관하지 않다. 대한올림픽위원회 이연택 위원장과 신현택 한국 선수단장은 이런 북한 인사들의 개방적 태도에 한때 당황스러워 했다는 후문이다. 북한이 이처럼 나긋나긋해진 것은 물론 일본인 납치와 핵개발 의혹에 따른 냉랭한 국제적 시선을 의식한 의도적 연출일 수는 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북한의 유화적 태도는 남북 체육 교류에 또 하나의 결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특별취재반 = (아오모리=연합뉴스)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