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23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3 PGA골프용품쇼'는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세계 최대 규모인 이 용품쇼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타이틀리스트,핑,코브라 등 대형 업체가 불참하는 등 출품업체가 지난해에 비해 15% 가량 감소하고 관람자 수도 20% 정도 격감한 가운데 여느 해보다 썰렁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용품업체들은 그동안 연구개발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과감하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번 쇼에 출품한 제품을 중심으로 올 용품시장 트렌드를 예측한다. ◆아이언은 디자인이 승부의 관건=올해는 아이언 시장이 가장 뜨거울 전망이다. 대형 업체들마다 신제품 아이언을 대거 출시해 경쟁을 펼치게 됐다. 특히 기존 제품보다 월등한 디자인으로 골퍼들을 유혹하고 있다. 테일러메이드의 랙(rac) 아이언은 중급 수준의 아마추어들을 겨냥해 헤드를 크게 한 'rac os(oversize)' 아이언이 주목받았다. 랙 아이언은 기존 아이언 모델과 완전히 다른 새 모델인데 머슬백과 캐비티백,단조와 주조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해 골퍼들이 체형과 취향에 맞춰 고르도록 배려했다. 나이키의 새 아이언 '프로콤보'의 경우 웨지 등 쇼트아이언은 머슬백,미들아이언은 머슬백과 캐비티백의 혼합형,롱아이언은 캐비티백 스타일로 만들었다. 맥그리거 'V-FOIL' 아이언은 기량별로 모델을 차별화했다. 상급자는 머슬백,중급자는 머슬백과 캐비티백 혼합형,초급자는 캐비티백 형태다. 벤 호건사도 아이언 모델별로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특히 헤드에 금색 문양을 넣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추구했다. 웨지 전문 업체인 '필(FEEL)골프'는 웨지에 파격적인 노란색 파란색 등 색깔을 입혀 인기를 끌었다. ◆튀는 디자인 제품 눈길=이번 쇼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제품은 '버로우스골프'사에서 나온 'MAC 드라이버'(사진1)였다. 드라이버 헤드에 볼 크기만한 공간이 파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임팩트 때 헤드의 마찰력을 줄여 헤드 스피드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고. '라졸라골프'(사진2)에서 나온 '나이프(KNIFE) 페어웨이우드'는 솔(헤드바닥)에 3개의 블레이드를 두고 홈을 파놓았다. 이 우드는 러프에서도 볼을 티 위에 올려 놓고 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헤드 대형화 추세 여전=드라이버 헤드 대형화 바람은 올해도 멈추지 않았다. 3백cc를 넘어 대부분이 4백cc로 더욱 커졌다. 테일러메이드의 'R580' 드라이버 후속모델의 헤드크기도 4백cc를 넘었다. 나이키 드라이버는 최고 4백50cc에 달해 USGA와 R&A의 헤드크기 제한선인 4백70cc에 육박했다. 맥그리거의 'V-FOIL'은 4백10cc,파워빌트의 '파워빌트TPS'는 4백cc,던롭의 '베타Ti'는 4백cc였다. 아마추어 골퍼들만 겨냥한 인테그라스포츠의 '수롱(Soolong)' 드라이버는 5백50cc와 6백50cc 모델을 내놓은 상태다. 시니어와 초보자만 대상으로 하는 이 회사는 7백cc 모델도 준비 중이다. 올랜도(미 플로리다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