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천국에서 내려왔고 우리를 천국으로 이끌었다." 제37회 슈퍼보울에서 창단 첫 우승의 감격을 이룬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의 말콤글래이저 구단주는 부임 첫 해에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존 그루든 감독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럴만도 한 것이 탬파베이가 슈퍼보울에서 오클랜드 레이더스를 대파한 데는그루든 감독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4년동안 오클랜드를 이끌다 올 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 사령탑으로 옮겨온 그루든은 오클랜드의 공격을 샅샅이 꿰뚫고 있었다. 특히 그의 손에 의해 발굴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까지 키워졌다고 해도과언이 아닌 오클랜드의 쿼터백 리치 개넌의 움직임은 철저히 그에 의해 읽혔다. 그루든 감독의 절친한 친구인 개넌은 상대의 철저한 수비에 패스할 곳을 찾지못하고 허둥대다 올 시즌 최다인 5개의 패스를 가로채기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슈퍼보울 상대로 오클랜드가 결정되자 그루든 감독은 손수 연습경기에서 개넌의역할을 맡아 수비를 지도하는 열성을 보였다. 올해의 수비상에 빛나는 탬파베이의 데릭 브룩스는 "그루든의 지도는 개넌을 어떻게 봉쇄해야 하는지 알려줬다"고 말했고 몬테 키핀 수비 코치도 "그루든은 개넌의머릿속에 들어앉아 있었다"고 극찬했다. 결국 800만달러라는 거금과 함께 4장의 드래프트 지명권을 내주는 과감한 투자끝에 그루든 감독을 영입한 탬파베이는 1년도 안돼 그 보상을 톡톡히 받은 셈이 됐다. 또한 웃는 표정때문에 공포 영화에 등장하는 인형인 `처키'가 별명인 그루든 감독은 이날 승리로 NFL 사상 슈퍼보울을 제패한 최연소(39)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루든 감독은 "나는 수비는 손대지 않았으며 그것은 최고의 수비진을갖춘 우리 팀에 대한 신뢰"라며 장난스런 외모와는 달리 겸손하게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