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4강 신화에 도전하는 한국청소년축구대표팀(20세 이하.감독 박성화)이 유럽의 강호 아일랜드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 21일 새벽(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벌어진 UAE 4개국축구대회 풀리그 첫 경기에서 전반 45분 정조국(안양)의 동점골과 후반 40분 김동현(한양대)의 역전골을 앞세워 아일랜드를 2-1로 물리쳤다. 정조국은 지난해 10월 숙적 일본과의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터트린 결승골을 포함, 4경기 연속골을 몰아치며 김동현과 함께 대표팀의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오는 3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사전 적응을 위해 참가한 이번 프레대회에서 같은 본선 진출팀인 아일랜드를 상대로 선전함으로써 83년 `박종환신화'에 이은 20년 만의 4강 진출 도전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한국으로선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드러낸 경기였다. 한국은 후반 들어 미끄러운 잔디에 적응하면서 공격의 주도권을 쥐었지만 경기내내 아일랜드의 빠른 공수전환을 앞세운 측면돌파와 중앙 스루패스에 스리백 일자(一字) 수비가 쉽게 무너지는 등 수비 조직력에서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에서도 플레이메이커 부재와 완급조절 난조로 엇박자가 났고 특히 미드필드싸움에서도 유럽의 강한 압박축구에 밀려 답답함을 더했다. 한국의 출발은 불안했다. 스리백이 미드필드와 호흡이 맞지 않은 상태에서 측면 돌파를 통한 아일랜드의기습에 잇따라 허점을 노출한 것. 아일랜드는 전반 14분 왼쪽 측면을 뚫은 자이에가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골대를때린 뒤 24분에도 정교한 스루패스를 받은 자이에드가 골키퍼 김영광과 맞서 한국의간담을 서늘케했다. 선취골은 한국 수비의 난조에 편승한 아일랜드의 몫이었다. 한국은 전반 29분 오른쪽을 돌파한 브레넌의 센터링을 페널티지역 안에서 걷어내려다 다급한 나머지 주춤했고, 이때 흐르는 볼을 낚아챈 키니에게 왼쪽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선제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자책성 실점은 한국의 투지를 불러내며 전세를 돌리는 계기로 작용했다. 큰 키를 이용한 공중패스로 실마리를 찾아가던 한국은 전반 36분 정조국이 뒷그물을 출렁이는 왼발슛으로 포문을 연 데 이어 전반 종료 직전 정조국의 프리킥으로균형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정조국은 골문 앞 24m 거리의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빨랫줄같은통렬한 오른발슛으로 왼쪽 골모서리를 뚫어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경기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후반 16분 최성국의 강력한 중거리슛에 이어 정조국이 골키퍼와 1:1로 맞서는결정적 상황을 연출하는 등 특유의 스피드 넘친 플레이가 완전히 살아나면서 아일랜드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역전골은 후반 40분 공격 조직력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이종민(수원)의 스루패스를 오른쪽에서 받은 한재웅(부산)이 골키퍼 나오는 것을 보고 땅볼로 패스했고, 이를 김동현이 노마크 찬스에서 받아 가볍게 골문을 열었다. 한국은 비록 수비에서 불안을 노출했지만 최성국과 정조국이 후반 교체된 와중에서 3박자에 의한 콤비플레이로 그림같은 역전골을 장식함으로써 공격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국은 22일 오후 프랑스와 2차전을 치른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