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2주 연속 정상에 오르며 생애 첫 상금왕을 향해 줄달음쳤다. 엘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 7천6 0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45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호주의 떠오르는 신예 아론 배들리(21)를 연장 접전 끝에 힘겹게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PGA 투어에서 개막전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89년 스티브 존스(미국) 이후 14년만이다. 우승 상금 81만달러를 보탠 엘스는 시즌 상금 181만달러로 상금랭킹 선두를 질주하며 타이거 우즈(미국)의 상금왕 5연패를 저지할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 배들리에 2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엘스는 보기없이 3개의 버디를 뽑아내며 1타밖에 줄이지 못한 배들리와 최종 합계 16언더파 264타로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 가까스로 배들리를 제쳤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첫번째홀에서 엘스와 배들리는 나란히 버디로 마무리, 10번홀(파4)에서 두번째 연장전에 나섰다. 353야드에 불과해 장타자들은 얼마든지 티샷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는 10번홀에서 엘스는 드라이브샷이 왼쪽으로 당겨지며 그린 왼쪽 둔덕 아래 러프에 떨어지는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배들리도 티샷이 약간 짧아 그린 앞 벙커행. 엘스의 두번째샷은 그린을 훌쩍 넘겨 오른쪽 그린 언저리에 멈춰 승부는 배들리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PGA 투어 11승을 비롯해 통산 40여차례 우승컵을 거머쥔 엘스의 관록은위기에서 더욱 빛났다. 30여ｍ가 넘는 엘스의 퍼트는 홀을 향해 똑바로 굴러가더니 거짓말처럼 홀안으로 사라졌다. 배들리가 친 3ｍ 미터 버디 퍼트는 홀 1㎝ 앞에서 멈추며 숨가쁜 승부는 엘스의힘겨운 우승으로 마감됐다. 17번홀(파3)에서 뼈아픈 3퍼트로 우승 문턱에서 밀려나는 듯 했던 배들리는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가는데는 성공했으나 엘스의노련함을 당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PGA 투어 카드를 획득, 데뷔전을 치른 배들리는 아쉽게 준우승에그쳤으나 우즈의 뒤를 이을 골프 신동 탄생을 알렸다. 만 17세 때인 지난 2000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호주오픈을 제패한 데 이어 이듬해 프로로 전향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배들리는 지난해 2부투어 상금랭킹 10위에올라 PGA로 올라왔다. 크리스 디마르코(미국)가 4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14언더파 266타로 3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제리 켈리(미국)와 로버트 앨런비(호주)가 12언더파 268타로 공동4위에 올랐다.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이날 2언더파 68타를 치는 뒷심을 발휘했으나 최종 합계 2언더파 278타로 공동56위에 머물렀다.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친 탓에 최경주는 드라이브샷과 아이언샷 정확도는 전날보다 더 떨어졌지만 그동안 애를 먹었던 퍼트 감각이 되살아나면서 선전을 펼쳤다. 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최하위권으로 추락하는 듯 했던 최경주는 이어진 3번홀(파3)에서 버디를 뽑아낸 뒤 2, 3라운드에서 이틀 동안 버디를 잡아냈던 9번홀(파5)에서 다시 1타를 줄였다. 최경주는 10번홀(파4) 버디로 중위권 도약을 기대케 했으나 남은 8개홀을 모두파로 마감했다. 최경주는 오는 24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는 피닉스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