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키점프가 세계 규모 종합대회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올렸다. 이탈리아 타르비시오에서 열린 제21회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스키점프 K-90에 출전한 강칠구(20.설천고3년)는 17일 저녁(이하 한국시간) 1,2차 시기 합계 245점을 기록해 오스트리아의 슈바르젠 베르거(240.5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세계 규모의 동계종합대회에서 쇼트트랙을 제외한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강칠구는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강칠구는 1차 시기에서 96.5m를 날아 강력한 우승후보인 베르거보다 3m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2차 시기에서 베르거가 91.5m를 뛰면서 박빙의 승부가 연출됐다. 우승에 대한 부담을 느낀 대표팀 막내인 강칠구는 2차시기에서 90m를 뛰는데 그쳤지만 1,2차 합계에서 베르거보다 4.5점을 앞서 한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선사했다. 3위는 229.5점을 얻은 들루고폴스키 키리스타인(폴란드)에게 돌아갔다. 1차 시기에서 나란히 4,5위에 올랐던 최용직과 김현기는 2차 시기에 실수가 겹쳐 메달 획득에 실패했으며 최흥철과 김흥수는 중위권으로 밀렸다. 올해 한체대 입학 예정인 강칠구는 "우승은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이번 우승을 계기로 열악한 환경의 한국 스키점프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돈국 감독도 "지난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단체전 8위를 했던 것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면서 "지금의 상승세를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 게임으로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금메달 1개로 종합순위 단독 선두로 나선 한국팀은 18일 저녁 K-90 팀 경기에 출전해 두번째 금메달을 노린다. 한편 금메달 1개를 목표로하는 컬링에서는 남자대표팀이 강호 러시아와 미국을 각각 9-6과 5-4로 연파해 순조로운 항해를 출발했지만 여자대표팀은 복병 일본에 8-9로 덜미를 잡혔다. 우크라이나에게 완패했던 아이스하키 남자대표팀은 이날 세계 최강 러시아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졸전을 펼친 끝에 12-0으로 참패해 탈꼴찌 목표마저 어렵게 됐다. (타르비시오=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