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입문한 지 3년 됐는데 아직도 1백10타 이상을 칩니다.어떤 때는 이 스코어를 계속 안정적으로 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해요." 옆집 아저씨 같은 인상으로 오랫동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개그맨 이홍렬씨(49)는 스스로를 '골프 지진아'라고 말한다. 그는 "그동안 골프를 잘 치고 싶다는 욕심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올해는 반드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한다. 실제 그는 잘 가르친다고 소문난 서울 효창골프연습장의 P프로를 찾아가 한 달째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골프는 운동같지도 않은데다 왠지 '사치성'이라는 생각이 들어 10년 넘게 주변 사람들이 권유해도 시작하지 않았어요.90년대 말 미국에 1년6개월 가량 있으면서도 안했지요." 귀국하기 직전 '골프하지 말자'고 뜻을 함께 한 동료가 몰래 골프를 배우고 있는 사실을 안 뒤 자신도 골프채 휘두르는 방법 정도를 배워 돌아왔다. 그 후에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골프 약속이 생기면 언제든지 필드로 나갔다. 이씨는 레이크사이드CC에서 가진 첫 라운드의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골프장 경치를 보고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구나 했지요.정말 내가 골프칠 수 있다는 것에 감사기도를 했어요." 이씨의 스코어는 평균 1백14타다. 골프를 배운 지 3년이 지났지만 스코어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베스트 스코어도 1백4타로 단 한 번도 1백타를 깨보지 못했다. "OB가 나지는 않아요.그린에도 가장 빨리 도착하지요.여러 번 쳐서 문제지만.어떤 때는 동반자 볼이 자꾸 숲 속으로 들어가면 옆에 가서 그러지요.'서로 얘기 좀 하면서 라운드하자'고." 이씨는 라운드하면 4번 아이언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캐디가 1백20m 남았다고 하면 가만히 생각하다 4번 아이언을 달라고 하죠.다음에 70m 남았다고 하면 또 4번 아이언을 달라고 하죠.솔직히 클럽번호 개념이 없어요." 드라이버샷 거리에 대해 묻자 "전 거리가 얼마 나가느냐 문제가 아니라 가운데로 반듯하게 가는 게 문제예요"라고 대답한다. 그래도 골프 이론은 박식하단다. "남들 치는 것 보면 저렇게 치면 안되는데 하는 식견은 제게도 있어요.특히 요즘 레슨받는 게 효험이 있어서 마음 같아서는 올해 80타대도 칠 것 같습니다.하지만 일단은 1백타를 깨는 게 목표예요." 이씨는 지난해 작고한 이주일씨와 라운드 한 번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병문안 가서 골프 얘기를 했더니 그 고통 속에서도 얼굴이 환해지더라고요.나아서 골프 한 번 하자고 했더니 '워낙 이놈(암)이 지독한 놈이라서…'라며 말꼬리를 흐리더군요.그게 마지막이었어요." 그는 "김미현 프로와 한 번 라운드 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나타내고는 "키 작은 선수가 어떻게 그렇게 잘 치는지 너무 궁금하다"며 말을 맺었다. 글=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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