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희망 이형택(27.삼성증권)이 올시즌 테니스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1회전을 상큼하게 통과했다. 세계랭킹 67위 이형택은 13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총상금 1천61만달러)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세계 랭킹 54위 다비드 페레르(스페인)를 맞아 3-1(5-7 6-2 6-2 6-3)로 역전승하며 64강이 겨루는 2회전에 진출했다. 이로써 지난주 열린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을 제패, 한국 테니스 사상 첫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우승을 달성했던 이형택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또 다른 `황색 돌풍'을 일으킬 채비를 마쳤다. 이형택은 15일 오전 브라이언 바할리(미국)를 3-0으로 완파한 앤드리 애거시(세계 랭킹 2위)와 32강 티켓을 놓고 대결한다. 이형택이 그랜드 슬램 대회(윔블던, US오픈, 프랑스오픈, 호주오픈) 1회전을 통 과한 것은 지난 2000년 US오픈 16강과 지난해 윔블던 대회 2회전 진출에 이은 개인통산 3번째이다.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우승으로 세계 랭킹 85위에서 67위로 상승한 이형택은 이날 승리로 랭킹이 50위권으로 상승하고 상금도 1만5천412달러(약 1천815만원)를 확보, 총상금 규모가 58만4천571달러로 늘게 됐다. 당초 접전으로 예상됐던 이날 경기는 투어 대회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은 이형택이 완승을 거둔 한판이었다. 이형택은 이틀전의 피로를 회복하지 못한 듯 자신의 첫 서비스 게임을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한후 게임 스코어 5-5까지 따라 붙었으나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다시 잃어 7-5로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 1-1에서 맞은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5번째 듀스 끝에 힘겹게 따내면서 최대 위기를 넘긴 이형택은 6번째인 페레르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4-2로 앞섰고 끝내 6-2로 이겨 세트 스코어 1-1로 균형을 이뤘다. 이형택은 3세트 들어 페레르가 라인 판정에 불만을 표시하며 라켓을 집어 던지는 등 컨디션 난조를 보이자 코트의 빈 곳을 정확히 찌르는 스트로크로 주도권을 확실히 쥐었다. 상대 서비스 게임 2개를 잇따라 따내며 6-2로 3세트를 끝낸 이형택은 마지막 4세트에서도 페레르의 허를 찌르는 완벽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6-3으로 마쳤다. 이형택은 이날 최고 시속 173㎞에 이르는 강서브로 에이스 8개를 잡아냈고 수차례 듀스에서 게임을 따내는 끈질김을 보여줬는가 하면 서비스의 강약 및 코스 조절,백핸드 크로스 등으로 코트 빈 곳을 찌르는 여우같이 명민한 플레이로 원숙미를 더했다. 세계 최강 애거시와 2번 싸워 모두 패했던 이형택은 경기후 "애거시와 제대로 한번 싸워 보고 싶다"면서 "상승세에 있는 만큼 좋은 경기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형택은 이날 경기중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물집이 터져 반창고에 피가배어 나왔으나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다고 삼성증권 주원홍 감독이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