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한국의 밤거리는 술과 유흥으로 흐느적거리며 취해 있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모인 관광객의 흥겨운 축제가 펼쳐지는 싱가포르의 밤은 한국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이 곳은 얼마 전 껌 수입이 허용됐다는 것이 뉴스가 될 정도로 엄격한 규율로 유명하다.

그러나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세상의 자유를 다 가진 듯한 여유가 풍겨난다.

"셀레브레이션 싱가포르".

내년 2월말까지 이어지는 세계에서 가장 긴 축제다.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설에 걸쳐 아시아의 다양한 민족들의 축제와 거리 퍼레이드를 한곳에서 맛볼 수 있다.

차이나타운에는 내년 2월15일까지 설축제의 점등행사 열린다.

이곳의 헤리티지센터에서는 싱가포르의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이주,정착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은 전시물들을 볼 수 있다.

인도계 주민들이 사는 리틀 인디아에는 인도에서 온 화려한 장식품과 직물들이 눈길을 끈다.

지난 15일 싱가포르강에서는 1백여개의 용모양 카누들이 레이스를 펼쳤다.

배에 타고 있는 조타수들의 북소리에 관람객의 응원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흥겨운 한마당을 연출했다.

"셀레브레이션 싱가포르"에서는 이 같은 다양한 이벤트가 계속 벌어진다.

낮에는 월남전에 쓰였던 수륙양용차를 시내관광용으로 둔갑시킨 덕투어를 즐기면 좋다.

이 차는 도로를 따라 한바퀴 시내관광을 한 뒤 바다로 뛰어든다.

바다에서는 유람선이 돼 해안선을 따라 도시 경관을 관람한다.

땅값이 비싸서 인지 고층건물이 많이 눈에 띈다.

적도를 따라 이와 같이 현대적인 도시가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새,숫자,과일 등의 모양을 닮은 건물들이 스카이라인을 아름답게 꾸민다.

밤에는 범보트를 타고 싱가포르 강을 따라 야경을 즐긴다.

카누레이스가 펼쳐졌던 낮의 열기는 식고 따뜻한 낭만이 강 위에 흐른다.

달콤한 칵테일 "싱가포르 슬링"이 바로 이 느낌을 맛으로 표현한 것일까.

강변 따라 옛날 화물창고로 쓰이던 건물들이 아기자기한 카페로 꾸며져 있다.

싱가포르는 언제나 여름이다.

계절의 변화가 없어 나이 먹는 것을 잊어버린다는 한 현지인들의 말처럼 싱가포르에는 어디서나 젊음의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싱가포르=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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