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만큼 '처음'이 중요한 것도 없다. 우선 1번홀이 중요하다. 첫 홀에서 파를 하면 2번홀부터 대번에 '꿈에 부푼 라운드'로 변한다. 설사 파를 못 잡고 보기만 해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음 홀이 평온해진다. 그러나 첫 홀에서 더블보기나 트리플보기라도 하면 그날 흐름은 처음부터 부정적이 된다. 그 경우 '오늘도 좋은 스코어는 틀렸구나!' 하는 포기상태가 될 수도 있다. 인코스에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인코스 첫 홀인 10번홀에서 파를 잡으면 전반 스코어가 어떻든 의욕적으로 후반을 시작한다. 만약 전반 스코어가 나빴으면 '10번홀의 파'가 복구를 위한 최고의 보약이 된다. 반면 전반을 잘 친 상황에서 10번홀 파를 잡으면 '오늘 골프되네!'식의 자신감이 넘치며 베스트 스코어까지 노리게 된다. 그러나 10번홀에서 트리플보기라도 하면 전반 스코어에 관계없이 후반 전체가 '평범한 9홀'에 그친다. 잘 쳐야 본전이고 시원치 않으면 최악 골프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날의 첫 스윙'이다. 라운드에 나서든,연습장에 가든 그날의 첫 스윙이 '아름답게' 이뤄지면 온종일 '아름다운 스윙'이 실행된다. 물론 여기에서의 '아름답게'란 폼이 이쁘다는 뜻만이 아니라 스윙 전체가 '올바르게' 이뤄진다는 의미다. 이에 반해 그날 첫 스윙이 뭔가 잘못된 것 같으면 라운드 내내 스윙이 이상해진다. 골프가 '느낌의 운동'이라면 그 '잘못된 최초의 느낌'이 벼르고 별렀던 하루를 망친다. 결국 골퍼들은 그날의 첫 스윙에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어드레스도 제대로 잡고,테이크어웨이도 느긋하게 천천히 시작한다. 톱에서도 약간 여유를 가진 후에 다운스윙에 들어서고 피니시까지 우아하게 잡아본다. 잘못된 스윙은 대부분 템포가 빠른 스윙. 따라서 그날 최초의 스윙을 천천히 시작하면 온종일 스윙 템포가 좋아진다. 첫 스윙이 잘 되면 첫 홀이 잘 되고,첫 홀이 괜찮으면 그날 라운드가 좋은 법. 마찬가지로 여러분들의 2003년 첫 스윙도 힘차게 시작되기 바란다. 그동안 '필 골프'를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본지 객원전문위원·골프스카이닷컴 대표 hksky@golfsky.com ........................................................................ ◆알림='필 골프'는 이번주로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