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의 기업가치를 평가해 주는 한국기업평가원의 장홍열 원장(62)은 9개월 만에 '싱글 골퍼'가 된 인물이다. 지난 84년 재무부 재무관 시절 독일에 근무하게 되면서 골프에 입문했다. "일단 골프를 실전 라운드로 익히게 된게 행운이었지요. 근무지 바로 옆에 11홀짜리 골프장이 있었는데 일과 후에 거의 매일 들렀어요." 라운드 후에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하루 1천개 이상의 연습볼도 때렸다. 3일이면 장갑 하나가 떨어져 나갔다. 이런 노력 덕에 3개월 만에 90타를 깼고 그 후 6개월 만에 79타를 치며 첫 '싱글 스코어'를 기록했다. "독일에서 만나는 분들이 모두 골프를 하고 있었어요. 골프를 하지 않고서는 비즈니스가 불가능한 상태였지요. 골프를 못하면 일종의 자격지심까지 생겼으니까요. 테니스를 오랫동안 해온게 골프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골프실력이 절정기였던 시절은 95∼96년. 베스트 스코어인 이븐파 72타를 5∼6회 기록할 정도로 막강했다. 요즘은 핸디캡 9(그로스 81타) 정도다. 주무기는 페어웨이 우드샷인데 1,3,5,7,9,11번 우드까지 총 6개를 사용한다. 진기록은 지난 99년 성남에 위치한 미 8군 골프장에서 기록한 '6연속 버디'다. 장 원장은 "자기 체형에 맞는 자기 스타일의 스윙을 갖는게 골프에서 가장 중요하다"면서 "스윙의 기본을 익히고 나면 연습을 통해 자신만의 스윙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연습을 통해 '거리를 내는 것은 오른손'이라는 사실을 터득했다. 결정적으로 실력이 향상되기 시작한 것은 '클럽의 헤드무게를 느끼기 시작하면서'였다.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몸과 볼 사이의 거리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고 그립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는 것. 장 원장은 골프의 장점으로 "사람이 정직해지고 겸손하게 된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룰과 골프정신을 지키며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 나가는 것은 비즈니스를 하고 기업을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골프에서 이뤄보고 싶은게 있다면 '에이지 슈트'(자신의 나이 이하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를 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