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추냐, 코엘류냐. 한국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 국가대표팀 사령탑 후보가 브뤼노 메추(프랑스)와 움베르투 코엘류(포르투갈)로 압축됨에 따라 대한축구협회의 마지막 결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차기 감독 선임에 대한 협회의 입장은 간단 명료하다. 축구계 여론을 수렴할 기술위원회 등 공론화 과정을 통해 후회 없는 선택을 하겠다는 것. 후보 선정을 위해 협회는 그동안 3차례에 걸쳐 자체 검증을 하고 거스 히딩크 전 감독에게서 조언을 구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박항서 전 감독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꺼리고 있지만 전국민이 월드컵 4강 신화에 들떠 있을 때 내부적으로 외국인 감독 영입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우선 프랑스월드컵과 유로 2000, 한일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감독을 중심으로 61명의 1차 영입 대상 리스트를 작성한 뒤 지난달 말 2차로 15명, 이달 초 3차로 9명을 추리는 등 잇단 검증을 통해 우선협상 대상자 2명을 확정했다. 차기 감독 후보 2명이 인지도와 지도력 면에서 히딩크 감독에 비해 떨어져 일부 팬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없지 않지만, 협회의 결정은 최선을 다한 끝에 내린 차선의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당초 98년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을 일궈낸 에메 자케(프랑스)와 '삼바축구'의 중흥을 이뤄낸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브라질)를 각각 1, 2순위로 올려놓고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끝내 OK 사인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독 영입작업을 주도한 가삼현 국제국장은 "스콜라리는 메추, 코엘류와 함께 영입대상 `빅3'였고, 자케는 아주 특별한(?) 케이스였다"고 말해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했다. 이를 떠나 협회는 메추와 코엘류에 대한 철저한 검증작업을 통해 최선의 후보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축구계에선 세네갈의 8강 위업을 앞세운 메추가 감독 계약서에 최종 서명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게 사실이다. 메추는 팀워크를 중시하는 지도자로서 세네갈을 월드컵 본선에 처음 올려놓은 뒤 개막전에서 거함 프랑스를 격침시키며 일약 8강에 진출시킬 만큼 선수단 장악과 조련, 지도력 면에서 남다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대선 후 처음 협회에 출근해 업무를 챙긴 정몽준 회장도 메추 감독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져 `메추 대세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코엘류 역시 유로 2000에서 변방의 포르투갈을 4강에 진입시킨 세계적 지도자란 점에서 `대권'의 향방이 막판 뒤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