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허석호를 대표로 내세운 한국이 월드컵골프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것은 단순한 순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 남자골프가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시켰기 때문이다. 최경주는 올해 미국 PGA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세계 정상급 대열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그러나 '미 PGA투어의 유일한 한국인'이라는 수식어에서 보듯 단 한 명만으로는 미국 투어에서 한국골프가 '장수'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최경주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허석호가 떠올랐다. 허석호는 비록 미 PGA투어 프로는 아니지만 세계 톱랭커들이 출전한 이번 대회를 통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내 장·단점을 확인하고 쇼트게임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가 '제2의 최경주' '제2의 허석호' 탄생으로 이어져 한국 남자프로골프가 세계무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골프인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