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의 악동" 존 데일리(36.미국)가 호주에서 또한번 "기행"(奇行)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화가 난 나머지 퍼터를 그린주변 연못에 던져버린뒤 곧바로 숙소로 향해 실격당하고 벌금까지 물게 됐다. 데일리는 20만달러의 출전료를 받고 호주 쿨럼의 하얏트 쿨럼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호주PGA챔피언십에 출전 중이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30일 열린 2라운드였다. 첫날 75타를 쳤지만 2라운드 들어 전반에 32타를 기록하며 상위권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가 했다. 그러나 후반 6개홀(13∼18번홀)에서 트리플보기 2개,더블보기 1개 등을 포함해 9오버파를 치며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자 18번홀 그린 주변에 있는 연못에 퍼터를 던져 버렸다. 이날 78타를 기록한 데일리는 스코어카드를 제출하지 않고 페어웨이를 거슬러 코스 내에 있는 숙소로 가버렸다. 물론 실격이었다. 경기위원회는 5천6백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날 일이 꼬이기 시작한 곳은 13번홀(파4). 데일리의 티샷이 페어웨이 왼편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그가 1벌타 후 드롭하려는데 동반자인 크레이그 패리가 더 뒤쪽(티잉그라운드쪽)으로 가서 드롭하라고 말했다. 급기야 경기위원이 왔고 TV판독 끝에 데일리의 드롭 장소가 상당히 뒤쪽으로 결정됐다. 화가 난 데일리는 드롭 후 페어웨이에서 드라이버로 서드샷을 날렸다. 그의 다음 샷은 설상가상으로 그린 주변에서 경기위원이 타고 있는 골프카트에 맞고 물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결국 트리플보기. 심란해진 데일리는 18번홀에서도 또 한번 트리플보기를 범하자 만사를 포기하고 집으로 향했다. 이 대회 일주일 전 어머니가 암으로 사망했지만 유언에 따라 대회 출전을 강행,우승컵을 어머니 영전에 바치려 했던 데일리는 상중임에도 '악동'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97년 US오픈 2라운드 후 동반자에게 알리지 않고 대회를 포기한 적이 있다. 92년 호주마스터스에서는 스코어카드에 서명하지 않아서,그 한 해 전 자메이카에서는 잘못된 스코어카드에 서명해 실격당했다. 한편 쿨럼골프장측은 잠수부를 동원,데일리의 퍼터를 건져냈으며 이를 클럽하우스에 전시할 계획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