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카 소렌스탐(32.스웨덴)이 미국LPGA투어사상 38년만에 "한 시즌 11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박세리(25.테일러메이드)는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한국선수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올시즌을 마무리했다. 소렌스탐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인터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2002년 미국 LPGA투어 마감대회인 ADT챔피언십(총상금 1백만달러) 최종일 4언더파 68타를 기록,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백75타로 전날 선두 레이첼 테스키(30·호주)를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소렌스탐은 이로써 올 시즌에만 11승,미 투어 통산 42승째를 올렸다. 미 LPGA투어에서 한 시즌에 11승을 올린 것은 지난 64년 미키 라이트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8승) 여자골퍼로는 최초로 59타를 기록하며 시즌상금 2백만달러 벽을 돌파한 소렌스탐은 올해도 미 LPGA투어를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며 '세계 최고의 여자골퍼'라는 타이틀을 지켰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 21만5천달러를 받은 소렌스탐은 통산 상금에서도 여자로는 처음으로 1천1백만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또 올 시즌 평균타수 68.70타를 기록,2위 박세리를 거의 1타차로 따돌리고 이 부문 수위를 차지했다. 그녀는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3라운드에서 선두 테스키에게 1타 뒤졌던 소렌스탐은 최종일 15번홀까지 테스키와 엎치락뒤치락 한 끝에 1타 앞서 나갔다. 전환점은 16번홀(3백69야드)이었다. 테스키가 버디를 잡은 반면 소렌스탐은 드라이버샷이 숲 속에 들어가 절대 위기였다. 보기 또는 더블보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으나 소렌스탐은 기막힌 파 세이브를 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위기에서 벗어난 소렌스탐은 17번홀(1백66야드)에서 7번 아이언 티샷을 홀 1.5m에 붙여 버디를 잡았고,테스키는 5번 아이언 티샷이 '칠 수 있는 워터해저드'에 빠진 뒤 3퍼트까지 겹쳐 더블보기를 범했다. 두 선수의 간격이 단숨에 3타로 벌어지며 승부가 결정됐다. 지난해 챔피언인 캐리 웹(28·호주)은 일찌감치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박세리는 최종일 치통과 손목 부상의 와중에도 버디 6개,보기 2개로 데일리베스트인 4언더파 68타를 쳤다. 합계 3언더파 2백85타로 공동 7위다. 시즌 6승은 놓쳤지만 기분좋게 올해를 마무리한 것.박지은(23)은 최종일 1타를 줄여 합계 1언더파 2백87타로 10위를 차지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