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30.산본체육관)이 한국 프로복싱 초대 여자 챔피언이 됐다. 이인영은 16일 서울 캐피탈호텔 특설링에서 열린 여자 프로복싱 플라이급(50.8㎏) 챔피언결정전(8라운드)에서 고교 2년생 김주희(17.거인체육관)를 맞아 4회 1분20초만에 KO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인영은 한국프로복싱 초대 여자 챔피언에 오르며 상금 150만원을 받았다. 링 밖에서 양팀 가족과 친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친 가운데 링에 올라선 이들은 공이 울리자마자 탐색전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난투극을 펼쳤다. 이인영은 남자 복서를 능가하는 강력한 펀치에다 양손 훅을 이용해 상대를 공략해 들어갔고 김주희는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원투 스트레이트를 주무기로 맞섰다. 두 선수는 서로 얼싸안았다 떨어지기가 무섭게 쉴새없이 상대에게 주먹을 퍼부었고 여자복싱을 처음 지켜보는 관중들은 크게 열광했다. 하지만 승부는 3회부터 급속히 이인영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펀치를 날리는 횟수는 비슷했지만 파워면에서 훨씬 앞서는 이인영의 공격에 김주희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김주희는 지친 모습을 보이며 상대를 껴안는 횟수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인영은 이를 놓치지 않고 공세를 강화했다. 승부가 완전히 갈린 것은 4회 1분 20초. 이인영은 지친 기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다소 비틀거리던 김주희에게 회심의 오른손을 날렸고 김주희는 그대로 링 위에 쓰러졌다. 전 세계챔피언 변정일씨와 프로모션 계약을 맺은 이인영은 내년 1월 유미 다카노(일본.9승5패1KO)를 국내로 불러들여 경기할 예정이며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7월께 플라이급 또는 한 체급 아래인 주니어플라이급에서 세계 챔피언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