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이냐, 울산이냐. 2002삼성파브 K-리그의 패권을 가릴 정규리그 마지막 5경기가 17일 동시에 벌어진다. 정규리그 2연패 문턱에서 주춤한 성남이 포항 원정에서 이겨 축배를 드느냐, 아니면 울산이 홈에서 부산을 꺾고 역전 우승의 꿈을 이루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마지막 승부를 남겨놓은 현재 선두 성남과 울산의 승점차는 2점. 울산전과 관계없이 성남이 포항을 누르면 자력으로 우승을 차지하지만 성남을 둘러싼 상황이 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산술적으로는 성남이 유리하나 울산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오히려 더 많다. 대진운부터 홈경기를 갖는 울산이 원정에 나서는 성남에 앞서 있다. 울산은 올시즌 부산과 4번 싸워 3승1무로 패한 적이 없지만, 성남은 포항과 2승2패 호각세에 그것도 2패를 원정에서 당했다. 상대팀 자세도 울산의 우승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는 주요 변수. 김호곤 감독에 이어 박경훈 코치마저 올림픽대표팀으로 나간 부산은 최근 5연패의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반면, 포항은 성남전이 '영원한 주장' 홍명보의 K-리그 고별전이라서 안방에서 절대 질 수 없다는 각오다. 울산이 팀 최다인 7연승을 거두는 등 이른바 '유상철효과'를 앞세워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도 성남으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겨야만 살아남는 성남은 샤샤-김대의-신태용 '삼각편대'에 운명을 걸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9골, 8도움을 기록 중인 김대의의 스피드와 믿음직한 리더 신태용의 노련미가 최전방 샤샤의 득점포에 불을 지른다면 승산은 충분하다는 게 차경복감독의 생각이다. 또한 주중 경기가 없어 체력을 비축한 것도 성남의 보이지 않는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초조한 성남에 비해 울산은 "우승을 못해도 후회가 없다"는 느긋함 속에 우승샴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가 홈에서 열리는 데다 유상철-이천수-현영민 등 태극전사 3인방이 수비의 버팀목 김현석과 빚어내는 시너지 효과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특히 이천수는 4경기 연속포인트에 지난 13일 전북전에서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여는 등 발끝 감각이 절정에 올라 우승은 물론 신인왕과 도움왕, 시즌MVP까지 낚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정남 감독은 "자만하지 말라고 단단히 주의를 줬다"면서 "수비에 끌레베르가경고누적으로 빠져 내심 부담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후회가 없도록 하겠다"고각오를 밝혔다. 한편 정규리그 마지막날에는 우승컵의 향방과 함께 선두 에드밀손(전북)과 우성용(부산)이 1골차인 득점왕 경쟁도 판가름나 관심을 끌 전망이다. ◆17일 주말경기(전체 오후 3시) 대전-전남(대전월드컵경기장) 부천-대전(부천종합운동장) 안양-전북(안양종합운동장) 울산-부산(울산문수경기장) 포항-성남(포항전용경기장) ※KBS1(울산.포항 이원생중계)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