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3:55
수정2006.04.02 23:58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첫 통산 4번째 최우수선수(MVP) 등극 여부와 김진우(기아), 조용준(현대), 박용택(LG)이 벌이는 치열한 신인왕 경쟁이 팬들의 관심을 자극하고 있다.
오는 14일 프로야구 기자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MVP와 신인왕은 정규리그 투.타성적 뿐 아니라 포스트시즌 활약이 수상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이런 점에서 타자 중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이승엽은 MVP 후보 `0순위'다.
자신이 세웠던 한시즌 최다홈런신기록(54개.99년)에는 못미쳤지만 역대 2번째많은 47개의 아치로 홈런왕에 오른 것을 비롯해 타점(126타점), 득점(123득점), 장타율(0.689) 등 공격 4개 부문 1위를 휩쓸었고 최다안타(165안타), 출루율(0.436)각 2위와 타격 3위(타율 0.343) 등 장타력에 정교한 타격 실력까지 뽐냈다.
다른 MVP 후보로 타격왕(타율 0.343)과 출루율 1위(0.445) 등 2개 타이틀을 가져간 장성호(기아)와 홈런.타점.득점.장타율 각 부문 2위에 오른 심정수(현대)가 있지만 성적과 팀 기여도를 비교할 때 이승엽에 비해 무게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투수로는 98년 외국인선수제 도입 이후 첫 용병 다승왕 신화를 이룩한 마크 키퍼(기아.19승)와 국보급투수 선동열(전 해태)이 보유하고 있던 통산 최다승기록(146승)을 갈아치운 송진우(한화.18승)가 MVP 후보에 올라 있다.
하지만 이승엽이 지난해 홈런왕 타이틀 1개로 투수 3관왕(다승.승률.구원) 신윤호(LG)를 제치고 MVP에 올랐던 전례를 볼 때 이승엽에게 표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승엽은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9회말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는동점 3점홈런으로 팀 우승에 기여, MVP 투표권을 행사하는 프로야구 기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며 더욱 유리한 고지에 섰다.
이승엽이 MVP가 되면 3회 수상한 선동열을 넘어 야구사를 새롭게 쓰게 된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가슴을 졸이게 했던 신인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고졸신인 사상 최고 계약금 7억원을 받은 `슈퍼루키' 김진우가 탈삼진(177탈삼진) 1위로 최고의 `닥터 K'로 인정받으며 시즌 11승으로 맹활약했지만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마무리로 나서 불을 지른 것은 감표 요인이다.
반면 현대 붙박이 마무리 조용준은 시즌 구원왕(37세이브포인트)에 오른 것이강점이고 박용택은 포스트시즌 중심타자로 뛰며 결승홈런을 치는 등 강렬한 인상을남겨 3명 중 누가 생애 단 한번 뿐인 신인왕의 기쁨을 누릴 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