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남자골프 정상권에 8년째 머물고 있는 강욱순 프로(36.삼성). 그의 하루는 등산과 조깅으로 시작된다. 오전 6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한시간 남짓 하체단련으로 몸을 푼다. 강 프로는 한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키웠다. 그러나 한 3년쯤 지났을까.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며 거리조절이 자유자재로 되지 않는 걸 느꼈다. 기구를 사용해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 보니 특정 근육만 키웠기 때문이다. 그는 그때부터 등산과 조깅으로 작은 근육의 유연성을 찾았다. "연습을 하다 보면 신체의 강한 부분과 약한 부분을 스스로 알게 됩니다.체력훈련은 약한 부분을 보강해 전체의 조화를 이루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가 특히 강조하는건 유연성. 그는 골프에서 필요한 유연성과 근력의 비율을 10대1 정도로 본다. 그래서 하체 단련을 위한 '앉았다 일어나기'를 할 때도 좌우로 몸을 번갈아 비틀며 일어나는 유연성 강화법을 쓰고 있다. 그는 또 몸 전체의 조화와 유연성에 기초를 두고 스윙을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흔히 겪는 팔꿈치나 어깨부상 등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매일 오후 연습라운드를 하는 강 프로는 동반자에게 항상 넉넉한 핸디캡을 준다. 본인이 반드시 60대 타수를 쳐야만 게임에 이길 수 있을 정도다. 도전요소가 있어야만 골프가 자기와의 싸움이 되고 더욱 신중해진단다. 강 프로는 인생의 가장 어려웠던 시절을 투어프로가 된 직후라고 회고한다. 프로 준비과정에서는 테스트만 통과하면 장밋빛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착오였다. 데뷔 6년만에 첫 우승을 거둘 때까지 생활비 걱정 때문에 투어생활을 포기하려고 마음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차라리 레슨을 하는게 가족들을 위해 나을 것 같았다. 이때 생활고로 고민하는 강 프로를 붙들어 준 사람은 아내였다. 생활비도 갖다주지 못하는 남편을 한마디 불평 없이 참아줬다. 그는 이런 아픈 기억 때문에 후배들에게 "프로테스트를 준비할 때는 반드시 '통과' 이후에 대한 준비도 같이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는 앞으로 후진들을 위해 체계적인 골프를 보급하고 싶은 희망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정상에 올라선 지금도 배움을 계속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특별 프로젝트'는 강 프로가 소속된 삼성 에버랜드에서 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지스톤과 용품계약을 맺고 있는 강 프로는 '투어 스테이지' 클럽을 사용하고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