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타자 마해영(32)이 단숨에 삼성의 21년 묵은한을 풀어줄 해결사로 떠올랐다. 마해영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2 삼성증권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LG와의4차전에서 지명 4번 타자로 나서 팀에 선취점과 결승점을 동시에 안기는 알토란같은4타수 4안타 3타점을 터뜨려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창단 원년팀인 삼성은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남은 3경기에서 단 1게임만 이기면 무려 8수 끝에 대망의 우승컵에 입맞추게 돼 마해영의 이날 활약은빛을 더했다. 1회초 1사 1,3루에서 우전 적시 2루타를 날려 팀에 첫 득점을 선사한 마해영은2-0으로 앞선 2회 2사 1,2루에도 중전 안타로 1점을 추가했다. 그러나 이날 지난해와 올해 최고의 '결승타 제조기'로 통했던 마해영의 진면목은 8회에 여실히 드러났다. 4회와 6회 각각 볼넷과 좌전안타를 뽑아낸 마해영은 3-3으로 팽팽히 맞서던 8회고려대 동기생인 이상훈이 던진 볼을 그대로 휘둘렀다. 타구는 왼쪽 펜스 쪽으로 높이 떠 뻗어나간 뒤 그대로 펜스 상단에 맞고 좌익수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이날의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타. 마해영은 2루까지 욕심내다 태그아웃된 것이 다소 아쉬운 듯 머쓱하게 먼지를털며 일어났지만 3루쪽 스탠드를 가득 메운 삼성팬들은 승리를 확신한 듯 열광하기시작했다. 게다가 앞선 타석에서 홈런타자 이승엽이 평범한 내야땅볼에 그쳐 찬스를 그대로 날려버리는 줄로만 생각했기에 팬들의 기쁨은 더욱 컸다. 부산고-고려대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마해영은 학창 시절부터 당대 최고 교타자라는 찬사를 들어왔지만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올해 우승을 향한갈증은 누구보다 클 수 밖에 없다. 95년 롯데에 입단하자마자 4번 타자 자리를 꿰차 당시 OB와 한국시리즈를 치렀으나 3승4패로 패했고 99년에는 드림리그 1위를 차지해 매직리그 1위 한화 이글스와맞붙었지만 1승4패로 완패했다. 또 지난해엔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개인통산 세번째로 한국시리즈 패권 도전에 나섰으나 2승4패로 두산에 우승을 넘겨주는 바람에 올시즌 더욱 이를 갈아왔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