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게 클럽하우스 식당의 음식이다. 코스도 중요하지만 운동후 지인들과 함께 먹는 음식맛은 그 골프장에 대한 이미지를을 결정하는데 크게 작용한다. 국내 골프장 클럽하우스내 식당은 호텔에 위탁을 해 운영하거나 골프장이 직영하는 형태로 나눠진다. 그러나 대다수 골프장들이 김치찌개 훈제오리 닭날개튀김 등 대동소이한 음식들을 제공하고 있어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국내 골프장에서 골퍼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을 골라 소개한다. 제일CC 갈치조림=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제일CC에서 라운드를 한후 갈치조림을 먹지 않았다면 그 곳을 갔다오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정도로 명성을 날리는 음식이다. 맛이 최상급이라 할 수 있다. 골프는 치지 않으면서도 이 음식을 먹기위해 클럽하우스로 오는 사람이 생길 정도다. 대개 갈치조림하면 국물이 거의 없이 만들어지지만 이곳 갈치조림은 국물이 흥건하다. 비린내에 관한 걱정은 아예 할 필요가 없다. 달콤하고 얼큰한 국물이 시원하다. 갈치는 제주산 먹갈치로 크고 굵다. 뚝배기에 1인분씩 나오는데 큼지막한 갈치 2토막이 들어있어 푸짐한 살 맛을 만끽할 수 있다. 애호박 무우 양파 등 야채도 잘 어우러져 갈치 맛을 더 좋게 한다. 1인분에 1만5천원. 이스트밸리CC=제주흑돼지 와인 숯불구이=경기도 광주 이스트밸리CC 회원들이 즐겨찾는 메뉴다. 제주도에서 직송한 흑돼지를 레드와인으로 24시간 저온 숙성한 뒤 충북 제천산 태양초 고춧가루와 고추장 등 최상의 양념을 사용해 만든다. 여기에 국산 참나무 숯으로 뜨겁게 달군 철판그릇에는 미리 볶은 김치를 깔고 그 위에 흑돼지고기를 얹어 낸다. 전남 순창 토속 된장으로 만든 쌈장과 유기농 야채에 구수한 된장찌개를 곁들이면 맛이 기가막히다. 3-4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 4만5천원. 한일.프라자CC 백김치=경기도 여주의 한일CC와 용인의 프라자CC는 반찬으로 백김치가 딸려 나온다. 라운드후 시원한 백김치와 국물을 마시면 상큼하기 그지없다. 담백하고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이 일품이다. 이 백김치는 고 박정희 대통령이 한양골프장에서 즐겨먹던 음식이었다. 당시 박 대통령에게 백김치를 담아올렸던 이점순(64)씨는 프라자CC에서,동생인 이계순(51)씨는 한일CC에서 맛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별도로 포장 판매하기도 하였지만 대량 생산에 따른 적정한 숙성도 유지와 냉장보관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어 요즘은 반찬으로만 제공되고 있다. 핀크스GC 삼겹살 지리=으례 구워먹는 고기로만 알고 있는 삼겹살을 이용해 지리를 만들었다. 삼겹살 샤브샤브라고 하는게 더 와 닿을 듯. 다시마를 우려낸 국물을 끓이면서 제주 흑돼지 삼겹살을 야채와 함께 넣어 익혀 먹는다. 고기의 고소한 맛과 신선한 야채의 상큼한 맛에 특유의 소스가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그 국물에 핀크스의 명물 우동사리를 넣어 끓인 뒤 역시 소스와 함께 먹으면 별미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