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플레이의 여왕' 박지은(23.이화여대)과 일본,미국 투어 신인왕을 차례로 차지한 한희원(24.휠라코리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스코월드레이디스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102만달러)에서 나란히 8강에 올랐다. 박지은은 1일 일본 지바현 나리타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16강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난적 카리 웹(호주)을 1홀차로 제쳤다. 웹은 올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박세리(25.테일러메이드)에 다소 밀렸지만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제패하는 등 2승을 올렸으며 이번 대회 16강 가운데 상금랭킹(5위)이 가장 높아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혀온 선수. 그러나 아마추어 시절 주로 매치플레이로 치러진 대회에서 무려 60차례나 우승을 경험한 박지은은 매치플레이에서는 웹보다 한 수 위였다. '사실상의 결승전' 답게 경기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치열하게 전개됐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접전을 펼치던 박지은은 14번(파4), 15번홀(파4)을 잇따라따내며 2홀차 리드를 잡았다. 박지은은 17번홀(파5)에서 보기를 범하며 버디를 뽑아낸 웹에게 1홀차로 쫓겼으나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홀 6m 옆에 떨궈 무난히 파로 막았고 웹의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박지은은 "오늘 버디를 많이 잡은 것은 아니지만 꼭 필요할 때 버디를 낚았다"며 "웹이 실수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지은은 일본 투어 상금랭킹 1위 후도 유리(일본)와 4강 길목에서 격돌한다. 후도는 레이철 테스키(호주)를 1홀 남기고 3홀차로 제쳐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일본 선수 16명 가운데 유일하게 8강에 올랐다. 테스키로서는 전날 황유청(대만)과 승부를 내지 못해 이날 오전에야 10번째 연장홀에서 겨우 16강에 오른 후유증이 아쉬웠다. 한희원(24.휠라코리아)도 강호 로라 디아스(미국)에게 2홀을 남기고 3홀을 앞서는 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디아스는 올해 LPGA 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상금랭킹 6위에 올라 있는 쉽지 않은 상대. 그러나 지난 99년 일본에서 2차례 우승을 일구며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일본 골프장에 익숙한 한희원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2번(파4), 4번홀(파3)을 따내 2홀차로 달아난 한희원은 5번홀(파4)을 디아스에게 내줘 1홀차로 쫓겼지만 6번홀(파5)을 이겨 2홀차를 지켰다. 기세가 오른 한희원은 9번홀(파4)과 11번홀(파4)에서 디아스를 제쳐 4홀차까지격차를 벌렸다. 디아스는 15번홀(파4)에서 1홀을 만회했지만 16번홀(파3)에서 한희원과 비기면서 무릎을 꿇었다. 한희원은 투어 통산 12승을 올린 백전노장 로지 존스(미국)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존스는 전날 최강 소렌스탐을 눌러 파란을 일으킨 아마누마 치에코(일본)의 돌풍을 간단히 잠재우고 8강에 합류했다. 박세리(25.테일러메이드)를 1회전에서 제압한 반도 다카요(일본)의 상승세도 미셸 레드먼(미국)에게 꺾였고 김미현(25. KTF)을 꺾은 요네야마 미도리(일본) 역시로리 케인(캐나다)에게 져 탈락했다. 이로써 LPGA 투어 선수 16명과 일본투어 선수 16명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일본선수는 후도 혼자만 남아 LPGA 우위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