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가오면서 올해 골프 시즌도 저물고 있다. 시즌 막바지에 돌아보는 당신의 올 시즌 골프,과연 어떠했을까? '돌이켜 보는 골프'의 핵심은 단 한 번이라도 '골프를 재미있게 했느냐'에 있다. 물론 친구들과 내기도 하고 농담도 하면서,무척이나 재미있는 시간을 가진 적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골프를 제외한 재미였음에 분명하다. 골프 자체는 '뜻대로 안되는 샷,핸디캡을 훨씬 웃도는 스코어'로 열받은 경우가 대부분 아니었던가. 골프 자체가 재미있으려면 골프를 즐겨야 한다. 그리고 골프를 즐기려면 자신의 실력에 맞는 기대치를 가져야 한다. '실력에 맞는 기대치'를 가졌으면 그에 알맞은 목표를 세워야 한다. 즉 분수를 알고,그 분수에 비례한 목표 설정이 '재미있는 골프'의 핵심이다. 그 구체적 과정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1번홀이 3백50야드의 파4홀이라 치자. 거리도 짧고,별 트러블도 없는 서비스 홀. 첫 홀부터 기세 좋게 나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파가 필요하다. 당신도 물론 파를 잡고 싶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당신은 '반드시 파를 잡겠다'는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그저 '첫 홀부터 파를 잡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만 있을 뿐이다. 돌이켜 보라.이 말이 맞지 않은가. '파가 목표다'와 '파를 잡았으면 좋겠다' 사이에는 실로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목표가 파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 나온다. '파를 잡기 위해선 티샷을 왼쪽으로 보내야 안전하고,세컨드샷도 벙커가 없는 쪽으로 날려 최소한 3온1퍼트는 해야 한다'는 식이다. 목표가 분명하니 만큼 클럽 선택도 생각하고,최악의 경우도 가정한다. 당연히 골프를 분석하게 되고 확률도 생각한다. 그러나 '잡았으면 좋겠다'에는 전략이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은 '골프에 두 손 모아 빌며,처분만 바랍니다. 제발 봐주십시오' 하는 것과 같다. 실력에 맞는 목표 설정. 그것이 보기이면 보기,더블보기이면 더블보기라도 좋다. 더블보기를 한다는 목표와 전략을 세웠고 실제 더블보기를 했다면 그보다 재미있는 골프가 어디 있겠는가. 매홀 겸손하게 목표를 정하는 그런 골프! 그 재미있는 골프를 올 시즌 한 번이라도 쳐 보자. < 본지 객원전문위원·골프스카이닷컴 대표 hksky@golfsk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