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영광을 가족들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2000년 시드니 장애인올림픽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사이클의 진용식(25.뇌성마비)선수가 가족들의 열렬한 응원속에 또 한번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남자 사이클 8.4㎞ 혼성 타임트라이얼(Division4)에 출전한 진용식은 12분21초8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를 앞두고 실시한 강화훈련중 5㎞ 종목에서 6분32초02의 비공인 세계기록을세운 그였기에 이날 성적은 가족이나 코칭스태프 모두 의심치 않았다. 뇌성마비 장애인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밝은 표정이 인상적인 진용식은 오늘이 있기까지는 가족들의 각별한 사랑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출산과정에서 뇌에 손상을 입어 뇌성마비 장애인이 된 진씨는 가족들의 각별한사랑속에 중학교때인 91년부터 형 용철씨를 따라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강서 도로사이클 경기장에 부인 조군자씨,막내아들 용수씨와 함께 아들을 응원하러 온 아버지 진범수(50.철도청 건설본부 행정사무관)씨는 "사이클이 전신운동인데다 형이 사이클 선수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같아 시켰다"며 마음속에 꼭꼭 담아 뒀던 이야기를 털어 놨다. 3남중 가운데인 진용식은 사이클선수인 형과 양궁 국가대표 상비군인 동생 용수씨와 함께 틈만 나면 페달을 밟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자동차 정비사 자격증을 따고 카센터를 운영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삼촌의 가구점 일을 도와주며 다시 본격적으로 사이클을 타기 시작했다. 가족과 함께하는 운동이라 진용식은 힘들 게 없었지만 이왕이면 좋은 성적으로가족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고 결국 지난 시드니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 가족에게 기쁨을 선물하기도 했다. 항상 받기만 했던 진용식은 사이클을 통해 가족들을 기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부터 더욱 힘껏 페달을 밟았고 지난 99년 전국장애인체전 10㎞와 5㎞에서 각각 1,2위,같은해 장애인사이클연맹 창립대회 5㎞에서 1위, 2000년 전국장애인체전 5㎞,10㎞ 1위,지난해 전국체전 2㎞,20㎞에서 1위를 각각 기록하며 국내 장애인사이클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아버지 진씨는 "3형제중 아무래도 마음이 많이 쓰일 수밖에 없었죠. 지켜보는것만으로도 안타까웠습니다.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지금은 온 가족이 용식이 경기가있는 곳마다 찾아다니며 즐기고 있습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용식씨는 요즘 체육대학 특수체육학과에 입학해 장애인 스포츠 지도자가 되는꿈을 키우고 있다. 가족들은 용식씨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항상 밝은 표정으로 생활하는 것이 무엇보다 고맙고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연합뉴스)박창수기자 swi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