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하는 장애인들의 마음을 일반인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포레스트 검프' ,최용진(35)이 2002 부산아.태장애인경기대회 남자 1천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밝힌 첫 소감은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 촉구였다. 그가 포레스트 검프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은 먹고 자는 시간외에는 모두 달리기로 시간을 보낼 정도로 지독한 연습벌레이기 때문이다. 그는 8살 되던해인 지난 75년 심한 뇌염으로 사망판정을 받고 영안실까지 갔다극적으로 살아난 의지의 사나이다. 극적으로 회생한 그는 그러나 후유증으로 말을 더듬기 시작했고 팔도 움직이지않는 등 증상이 심해져 지난 92년 뇌성마비 판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손기정옹의 일대기를 텔레비전으로 보고 육상선수의 꿈을 키운 그는 지난 89년전주의 한 석재회사에 취직한 뒤 익산에 있는 집까지 매일 24㎞를 달려서 출퇴근했다. 억척스런 연습 덕에 90년대 중반부터 국내.외 장애인 육상대회 중장거리 부문을휩쓸기 시작했다. 달리기가 좋아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출전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최용진은 금메달과 은메달 1개씩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최용진은 그 여세를 몰아 지난 7월 프랑스 릴에서 열린 세계 장애인육상 선수권대회 1천500m에서 4분43초7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했다. 이날 경기에서 중국의 허첸젠 선수에게 0.27초 앞선 5분0초1의 다소 저조한 성적으로 우승한 그는 "더 빨리 뛰수 있었지만 감독님이 천천히 뛰라고 했다"며 여유있는 표정을 지었다. 미혼인 그는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마라톤에 도전,비장애인들과 겨루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미 지난 4월 전주~군산 벚꽃마라톤대회에 출전해 39위를 기록, 성공적인 데뷔전도 치렀다. 그러나 그의 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비장애인들의 관심과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한 실정이다. 그는 2000년이후 석공일을 그만두고 나서는 올림픽 등 국제대회 성적때문에 받는 매달 60만원의 연금이 생활비의 전부다. 김종석 감독은 "여건이 어려워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장애인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사회적인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박창수기자 swi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