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리 몽키' 애너하임 에인절스가 팀 사상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애너하임 에인절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홈무대인 에디슨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선발 존 랙키를 비롯한 투수진의 호투와 개럿 앤더슨의 역전 3타점 2루타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4-1로 눌렀다. 이로써 4승3패로 시리즈를 끝낸 애너하임은 61년 팀 창단 후 42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에 서는 환희를 맛봤다. 7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은 애너하임의 투수 랙키는 5이닝을 4안타 1실점으로 막으며 1909년 베이브 애덤스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최종전에서 신인으로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는 월드시리즈에서 터뜨린 3방의 홈런을 포함해 포스트시즌에서 7개의 아치를 그린 트로이 글로스가 뽑혔다. 반면 6차전까지 4개의 홈런을 날리는 등 5할대의 불방망이를 휘두른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는 이날 3타수 1안타에 그치며 생애 처음 나선 월드시리즈에서 조역에 만족해야 했다. 전날 6차전에서 0-5로 뒤지다 7회 이후 6점을 뽑으며 기적 같은 뒤집기에 성공한 애너하임의 저력은 7차전에서도 여지없이 재연됐다. 애너하임은 2회초 먼저 1점을 내줬지만 공수 교대 후 스캇 스피지오의 볼넷에 이어 터진 벤지 몰리나의 좌중간 2루타로 간단하게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3회 특유의 몰아치기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반쯤 손가락에 끼었다. 선두 타자 데이비드 엑스타인과 다린 얼스타드의 연속 안타에 이어 팀 새먼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만든 무사 만루 찬스에서 앤더슨이 싹쓸이 2루타를 날려 단숨에 경기를 4-1로 뒤집은 것. 전날 다 잡은 경기를 놓친 데 이어 이날도 리드를 빼앗긴 샌프란시스코는 '랠리 몽키'의 재주에 홀린 듯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4회 1사 1·2루와 6회 2사 2·3루의 찬스에서 후속타 불발로 추격에 실패했다. 또 9회 1사 1·2루의 마지막 기회를 잡았지만 신조 쓰요시와 케니 로프튼이 각각 삼진과 외야 플라이로 물러나 그대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