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5)가 제주의 세찬 바람을 뜷고 안방 무대에서 시즌 5승을 따냈다. 박세리는 27일 제주 클럽나인브릿지골프장(파72. 6천30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포츠투데이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로 선전, 3라운드합계 3언더파 213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를 낸 박세리는 2위 카린 코크(스웨덴. 219타)를 6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지난 14일 모빌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 이어 2연속 우승을 이룬 박세리는 시즌5승과 통산 18승째를 따냈다.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9승)에 이어 다승 2위를 굳게 지킨 박세리는 우승상금22만5천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160만518달러로 소렌스탐에 이어 올 시즌 상금 150만달러를 돌파한 두번째 선수가 됐다. 박세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시즌 상금 160만달러를 넘었다. 순간 풍속이 초속 15m를 넘나들어 서 있기 조차 어려운 바람도 '역전불허' 박세리의 우승 길목에 장애가 되지 못했다. 지금까지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나선 12차례 대회에서 단 2차례 역전패를 당하는데 그쳐 '한번 우승 기회를 잡으면 놓치지 않는다'는 명성을 쌓아온 박세리는 보기를 범하면 버디로 만회하며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전날 2라운드에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76타로 부진했지만 3타차 선두를 지켰던 박세리는 이날도 2번홀(파3. 170야드)에서 티샷이 그린을 벗어나며 1타를 잃어출발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그린을 놓치지 않으며 파행진을 계속하던 박세리는9번홀(파5. 460야드)에서 이날 첫 버디를 뽑아내 '혹시나'하는 불안감을 씻어냈다. 박세리는 11번홀(파4. 385야드)에서 보기를 범했으나 12번홀(파5.512야드) 1m버디 찬스를 놓치지 않았고 14번홀(파4. 335야드)에서 짧은 파퍼트를 실수했지만 곧바로 15번홀(파4. 375야드) 버디로 만회했다. 추격자들은 이미 초반 줄보기로 스스로 무너져 2위 코크와는 무려 7타차로 앞선상태. 남은 3개홀을 차분히 파로 막은 박세리는 마지막 18번홀(파5.495야드)에서 2m버디 퍼트가 빗나갔으나 환한 미소로 우승을 자축했다. 바리 맥케이(스코틀랜드)가 마지막 홀 버디에 힘입어 4오버파 220타로 4위를 차지했고 로리 케인(캐나다)이 221타로 뒤를 이었다. 제주 출신으로 바람에 강한 고우순(38)이 1오버파 73타로 잘 버텨 합계 7오버파223타로 공동7위에 랭크돼 한국선수로는 박세리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순위에 올랐다. 전날 박세리에 3타 뒤진 2위로 따라 붙었던 박지은(25.이화여대)은 10오버파 226타로 공동11위에 머물렀다. 5번홀(파4.355야드) 두번째샷이 물에 빠지며 더블보기를 범했고 16번홀(파4.378야드)에서 티샷 OB로 트리플보기로 마친 것이 순위 추락의 원인. 김미현(25.KTF)은 합계 10오버파 226타로 공동11위에 머물렀지만 미국 진출 4년만에 처음으로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넘기는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국내 상금 1위 정일미(30.한솔포렘)가 14오버파 223타로 공동21위에 그치는 등 국내파 한국선수 20명 가운데 한명도 '톱10'에 입상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제주=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