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가 현대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예상을뒤집고 플레이오프(PO)에 오른 것은 마운드의 힘이었다. 준플레이오프 시작전만 하더라도 LG 마운드가 전통적으로 막강한 파워를 가진현대의 방망이를 막아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LG는 팀 방어율 3.93으로 8개 구단중 공동 3위지만 다승 랭킹 10위안에 들어가는 투수가 한명도 없을 정도로 마땅한 선발이 없어 선발의 비중이 높은 단기전에서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LG는 철저한 통계 야구와 두터운 불펜진을 이용한 벌떼 마운드 작전, 과감한 투수 교체, 안정된 마무리로 현대 타선을 막고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LG는 1차전에서 만자니오 등 종전의 선발진 대신 현대에 강한 최원호를 내세워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올 시즌 6승에 방어율 4.41을 기록했던 최원호는 1차전에서 7⅔이닝 동안 3실점의 퀄러티피칭을 하며 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LG는 2차전에서도 올 시즌 현대전에 5번 등판해 3승1패, 방어율 1.65를 기록한김민기를 선발로 내세워 현대의 방망이가 발동이 걸리는 것을 막았다. 2차전에서 김민기가 3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자 LG는 치열한 순위 다툼이 벌어졌던 정규리그 막판에 보여줬던 벌떼 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선발인 김민기를 포함해 유택현, 이동현, 만자니오, 장문석, 이상훈 등 6명의투수를 차례로 등판시켜 막강 현대 타선을 1실점으로 저지한 것이다. 여기에는 김성근 감독의 과감한 투수 교체도 한 몫했다. 현대가 2차전에서 주저하다가 선발 토레스의 교체 시기를 놓친 반면 LG는 위기때 마다 주저없이 투수를 갈아 치웠다. LG 마운드 저력의 결정판은 마무리 이상훈이었다. 올 시즌 도중에 뒤늦게 LG에 합류하고도 구원 4위(25세이브포인트)에 오른 이상훈은 1차전에서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데 이어 2차전에서도 1⅔이닝을 퍼펙트로깔끔하게 마무리해 안정감을 줬다. LG가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기아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이같은 마운드의 저력을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