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의 심재학이 또 한번 위기에 강한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16일 정규리그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둔 삼성과의 경기가 벌어진 잠실구장. 심재학은 4-5로 뒤져 패색이 짙던 8회말 2사 1루에서 김민호 대타로 타석에 올랐다. 상대 투수는 9월 7일 롯데전부터 지난 14일 기아전까지 13경기 연속 무패행진중이던 철벽 마무리 노장진이어서 코칭스태프는 심재학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눈치였다. 특히 심재학이 지난 달 7일 기아전에서 자신이 친 파울타구에 맞아 오른쪽 엄지발가락 부상을 한 후 40여일을 선발출장을 하지 못한 채 대타로만 간간이 타석에 나와 타격감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의 부름을 받은 심재학은 볼카운트 2-2에서 가운데를 흐르는노장진의 슬라이더를 그대로 받아쳐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렸고 팀의 5-4 승리에 최대 공신이 됐다. 그동안 부상으로 벤치를 지키며 간판타자의 역할을 못했던 심재학이 마음고생을단숨에 날려버리는 통쾌한 한방이었다. 4강 탈락 직전에 있던 두산은 이날 승리로 경기가 없었던 LG와의 승차를 1게임으로 좁혀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가닥의 희망을 갖게 됐다. 그러나 `매직넘버 1'으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눈앞에 뒀던 삼성은 주축투수5명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심재학이 찬물을 끼언즌 바람에 정규리그 우승을17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2연전으로 미뤄야 했다. 심재학은 경기 직후 "부상으로 팀에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대타로나와 승리에 기여하게 돼 기쁘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