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또 만나요", "부산시민 여러분 안녕히계시라요" 제14차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해 36억 아시아인에게 화합과 통일의 메시지를 남긴 북한 선수단 161명과 응원단 291명이 15일 오후 각각 고려항공 여객기와 만경봉-92호를 타고 평양과 원산으로 귀환했다. 남한에서 열린 국제경기대회에 첫 참가해 이목을 집중시켰던 북한 선수단은 남측 응원에 힘입어 금메달 9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3개로 종합9위의 성적을 안고돌아갔다. 또 북측 '미녀' 응원단은 경기장 마다 각종 화제를 뿌리고 모두 다섯차례의 공연을 통해 남북이 하나임을 그대로 보여줬다. 지난달 23일 1진 선수단이 남한에 도착한지 23일만에 이날 최종 귀환한 북측 선수단에는 여자유도 및 농구의 간판 스타인 계순희와 리명훈을 비롯 여자 마라톤 우승자 함봉실 등 83명이 포함됐다. 북측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박명철 조선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 등 임원 및 심판 69명과 지원인력 5명, 그리고 만경봉-92호를 타고온 응원단원 4명도 항공기로 함께 돌아갔다. 이날 북측 선수단 방문일 단장은 서면으로 대신한 귀환성명에서 "우리(북) 선수단을 환대해 주고 성의와 지성을 다해 편의를 도모해준 관계자들과 부산시민, 전체남녘 동포에게 사의를 표한다"며 "이번 경기에서 발양된 민족의 단합정신과 민족적단결을 계속 살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 선수단이 타고간 고려항공 여객기(IL-62)는 15일 오전 11시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 동해 직공항로를 거쳐 오후 1시께 김해공항에 도착한 뒤 선수단을 태우고오후 3시 공항 임시터미널을 출발, 오던 항로를 거슬러 평양으로 귀환했다. 이날 김해공항에는 기독교와 불교계의 북측 서포터스 등 시민 200여명이 한복차림으로 계류장까지 나와 한반도기를 흔들면서 북측 선수단을 환송했다. 앞서 이날 낮 선수단은 대회기간 정들었던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에서 시민과 자원봉사자의 환송 속에 손을 흔들어 답례하며 밝은 표정으로김해공항으로 향했다. 또 지난달 28일 응원단을 태우고 온 만경봉-92호는 이날 낮 12시부터 1시간 가량 수천명의 부산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대국제여객터미널에서 환송식을 마친뒤오후 1시께 뱃고동을 두번 울리며 북한으로 떠났다. 환송식에서 안상영 부산시장은 "남과 북을 하나로 잇는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작업 소리가 들려오고 있고 여러분이 온 길은 부산과 평양을 잇는 평화의 길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북측 응원단 리명원 단장은 답사를 통해 "경기장에서 남북 공동응원을 통해 남과 북이 화합과 단결을 이뤄내 세계 앞에 자랑스럽게 보여줬고 부산시민의 정을 가슴속에 묻고 간다"고 이별 인사를 했다. 환송식에서는 남북 대표 8명이 애드벌룬 구조물로 만들어진 둥근 통일 염원구 8개가 부착된 '통일염원호'를 하늘로 띄웠고, 북측 응원단의 취주악대가 20여분간 공연하며 부산 체류 18일 끝에 헤어져야만 하는 석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만경봉-92호'로는 북측 응원단 291명과 장창영 선장 등 선원 68명이 귀환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 외곽에 이산가족 임관녹씨의 아들 임채식(61)씨가 '한많은 만경봉호야, 내 여동생 '기오꼬' 조카 '외조'에게 소식좀 전해다오. 부산에서 오빠 임관녹'이라는 내용의 표지판을 내걸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부산=연합뉴스)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