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농구가 중국의 '만리장성'을 무너뜨리고 20년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1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5연속 금메달을 노리던 아시아 최강 중국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1백2-1백,2점차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에서 이충희 박수교 신선우 등이 주축이 돼 중국을 꺾고 우승한 이후 20년만에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신 야오밍(23점·22리바운드)을 앞세운 중국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한국은 3쿼터 들어 김주성과 서장훈의 더블 포스트가 야오밍 봉쇄에 성공하면서 62-67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한국은 리난과 류웨이에게 잇달아 속공을 허용,종료 3분17초를 남기고 다시 71-84까지 뒤졌다. 패배가 굳어지는 듯 했지만 한국은 김승현과 현주엽을 교체 투입하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고 작전은 성공했다. 종료 22초전 현주엽이 과감한 골밑슛을 터뜨리며 85-90을 만든 한국은 김승현이 또 한번 가로채기를 해 문경은에게 연결했고 문경은은 통렬한 3점포를 성공시켜 점수차는 2점으로 좁혀졌다. 현주엽의 레이업슛으로 동점을 만든 한국은 연장전에서 서장훈이 3점포를 터뜨려 첫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현주엽의 연속 득점과 김승현의 번개같은 패스에 이은 문경은의 골밑슛으로 종료 1분49초 전 99-94까지 달아나 승부를 갈랐다. 그러나 여자 농구는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머물렀다. 한국팀은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막판 갑작스런 슛난조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며 76-80으로 역전패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