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 농구가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어 20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1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아시안게임 농구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5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중국에 1백2-1백,2점차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농구가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82년 뉴델리대회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 종료직전까지 7∼10점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막판 불꽃같은 투혼을 발휘,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간 뒤 극적인 우승을 따냈다. 그러나 여자 농구는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머물렀다. 한국팀은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막판 갑작스러운 슛난조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며 76-80으로 역전패했다. 예선 풀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외곽슛 난조로 중국에 71-82로 패했던 한국 여자농구팀은 이날도 2쿼터까지 단 1개의 3점슛도 성공하지 못하는 등 외곽 슈터들이 중국의 장신벽에 막혀 맥을 못췄다. 그러나 4쿼터 들어 김영옥(15점)을 투입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켜 나갔다. 김영옥은 그림같은 3점포 2방을 작렬하며 포문을 연 뒤 마오리지에의 반칙을 곁들인 거친 수비를 뚫고 중거리슛에 이은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혼자서만 9점을 연속으로 쏟아부으며 64-65를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김영옥의 속공 성공과 정선민의 골밑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으로 70-65까지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한국은 방심한 사이 수이페이페이에게 3점포를 얻어맞은 것을 시작으로 런레이와 수이페이페이에게 연속 9점을 허용하며 종료 1분45초전 76-76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한국은 전면 강압 수비가 상대의 빠른 패스에 뚫리면서 천류윤에게 두 차례나 노마크 골밑슛을 허용,다 잡았던 승리를 날려 버렸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