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부산아시안게임 폐막 하루를 앞두고 럭비15인제에서 값진 금메달을 따내고 복싱과 배드민턴에서도 금메달을 보태 화려한 피날레를 준비했다. 북한은 함봉실이 여자 마라톤에서 우승, 종합4위 경쟁에서 밀려난 서운함을 달랬다. 한국은 13일 오후 4시30분 현재 금메달 합계 86개로 지난 86년 서울대회(93개)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많은 금메달 수확이라는 성과를 남기게 됐다. 한국 럭비는 이날 울산공설운동장에서 열린 15인제 결승리그 최종전에서 일본을45-34로 꺾고 3전 전승으로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로써 한국 럭비는 7인제에 이어 15인제까지 럭비에 걸린 2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아시아 최강 일본을 2회 연속 제압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한국은 98년 방콕대회 이후 각종 국제대회에서 일본에 5연패를 당했으나 안방에서 질 수 없다는 투혼으로 맞서 체격이 월등하고 젊은 일본에 역전승을 거뒀다. 98년 방콕대회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복싱에서도 한국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라이트플라이급 김기석(서울시청)은 결승에서 지난해 월드컵 3위 타나모르 해리(필리핀)를 맞아 24-19로 제압, 복싱에서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복싱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94년 히로시마대회 이후 8년만이다. 이어 벌어진 밴텀급 결승전에서 김원일(한체대)도 우즈베키스탄의 키디로프 베크조드를 몰아 붙여 복싱 두번째 금메달을 만들어냈고 웰터급 김정주(상지대)도 리치코 세르게이(카자흐스탄)와의 접전 끝에 세번째 금메달을 추가했다. 배드민턴의 세계 최강 혼합복식조 김동문(삼성전기)-나경민(대교눈높이)조는 기대대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김동문-나경민조는 혼합복식 결승에서 만난 태국의 수디소디-통통캄을 2-0으로가볍게 눌러 98년 방콕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배드민턴은 혼합복식 정상을 86년 서울대회부터 무려 16년동안 굳게 지켰다. 종합4위 경쟁에서 일찌감치 뒤처져 풀이 죽었던 북한은 함봉실의 쾌거로 남녘땅에서 모처럼 환호성을 울렸다. 함봉실은 이날 오전 열린 여자 마라톤에서 32㎞ 지점부터 선두로 나선 뒤 독주끝에 2시간33분35초의 기록으로 월계관을 썼다. 북한이 육상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지난 82년 뉴델리대회 이후 20년만이다. 함봉실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한국 최고기록 보유자 권은주(삼성전자)는 37㎞ 지점에서 기권,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이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크 로게 위원장이 폐막식 참가를 위해 부산에 도착했다. 로게 위원장은 부산에 체류 중인 각국 IOC 위원들과 연쇄 회동을 갖는 등 활발한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또 정순택 대회 조직위원장은 고별 회견을 가졌고 차기 대회 개최지 카타르 도하조직위원회도 대회 설명회를 마련했다. 특별취재단= (부산=연합뉴스)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