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아시안게임 결승전이 두 패로 나뉜 경기인들의 폭력 사태로 얼룩져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13일 부산아시안게임 복싱경기가 열린 마산실내체육관에서는 복싱인들이 두 파로 갈려 욕설과 폭행을 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 모처럼 복싱 경기장을 찾은팬들과 세계 각국에서 온 손님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한복싱연맹을 철저히 배제한 채 아시안게임 경기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부산연맹 등 대회본부 운영위원들은 전 체급 결승이 열린 이날 오후 1시50분께 경기장으로 들어오던 김성은 대회본부장(대한복싱연맹 회장) 일행의 입장을 출입문에서부터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한 대회 본부 측 운영위원이 연맹 측 심판위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 양측이 폭력 사태 직전까지 가 경찰 병력이 출동하기도 했다. 일단 출입문을 통과한 김 회장 등 연맹 측 일행은 이어 귀빈석에서 경기 관람을 시도했으나 계단을 지키던 운영위원들에 의해 다시 가로막히면서 욕설과 몸싸움은여지없이 재개됐다. 국내외 취재진들이 일제히 모여들어 카메라를 들이대고 플래시를 터뜨리는 가운데 이번에는 오인석 국가대표 감독까지 뛰어들어 한 운영위원과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해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했다. 귀빈석으로 김 회장을 데리고 들어가려다 실패한 오 감독은 "이대로는 경기 시작을 안 하겠다"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이 와중에 한국의 김기석이 출전한 라이트플라이급 결승이 예정대로 오후 2시에 시작했지만 이들의 추태는 약 5분간 계속됐고 결국 김 회장은 귀빈석 입장을 포기하고 안와르 초드리 아시아아마추어복싱연맹(FAAB) 회장 옆에 마련된 통역석에 앉아경기를 관전했다. 이에 대해 연맹 관계자는 "대회본부에서 대회본부장의 입장을 막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주장했으나 대회본부 측은 "대회본부장 역할을 제대로 못한데다아시안게임 운영요원들의 명예까지 실추시킨 사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부산=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