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자(농협)-김미옥(양천구청)조가 '노골드'의위기에 빠졌던 한국 테니스에 유일한 금메달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형택(삼성증권)은 관심을 모았던 파라돈 스리차판(태국)과의 아시아최고 대결에서 석패, 은메달에 그쳤다 최-김조는 12일 부산 금정코트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테니스 마지막 경기인 여자복식 결승에서 톱시드 위니 프라쿠샤-안젤리크 위자야(인도네시아)조를 접전 끝에 2-1(7-6 1-6 6-3)로 물리치고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로써 '주최국 노골드'의 수모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한국은 당초 세웠던금메달 2개 이상 획득의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으나 여자복식에서 나온 의외의 금메달에 힘입어 금 1, 은 3, 동메달 2개의 평년작을 거뒀다. 최영자와 김미옥으로서도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딴 메달일 뿐 아니라 82년 이후여자부에서는 처음 나온 값진 금메달이다. 최영자의 멋진 백핸드 발리 성공과 함께 금메달이 확정되자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던 두 선수는 태극기를 들고 코트를 돌며 '대~한민국'을 외치던 3천여 홈관중들의 환호에 답했다. 최영자와 김미옥은 "믿을 수가 없어요. 기분이 최고입니다"라며 첫 금메달의 소감을 털어놓았다. 최-김 조는 남자선수들과 같은 저돌적인 네트 대시와 적극적인 발리 플레이로첫 세트를 5-1까지 앞서나가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경험 부족 탓인지 잇따른 실수 탓에 게임스코어 5-6으로 역전당한 한국은 다행히도 상대 서비스게임을 가져온 데 이어 타이브레이크게임마저 7-3으로 이겨다 잡았다 놓칠 뻔했던 1세트를 따냈다. 그러나 2세트를 1-6으로 어이없이 내준 최-김 조는 3세트 들어 활발한 발리 공격이 부활, 4-1로 승기를 잡았고 잠시 4-3까지 쫓기며 위기를 맞았으나 남은 2게임을 가볍게 따내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2번시드 이형택은 남자단식 결승에서 톱시드 파라돈 스리차판(태국)에 0-2(6-7 4-6)로 아깝게 져 남자단체전과 남자복식에 이어 은메달만 3개를 목에걸게 됐다. 세계랭킹 84위 이형택은 28위의 강호 스리차판을 맞아 전날보다 한층 강해진 서비스와 톱스핀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매 게임 접전을 펼쳤으나 결국 스리차판의 넘치는 힘을 잠재우는 데는 실패했다. 이형택은 "세계적으로도 강하다고 소문난 스리차판의 파워에 밀렸다"며서 "공이워낙 강해 수비 위주로 경기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승부처는 1세트 타이브레이크 게임. 게임스코어 6-5로 먼저 한 세트를 딸 기회를 잡았다가 그 다음 게임을 러브게임(무득점)으로 내주고 타이브레이크에 들어간 이형택은 내리 5점을 잃고 결국 3-7로지고 말았다. 고비에서 무너진 이형택은 2세트 들어 급격히 상승세를 탄 스리차판의 강력한스트로크와 서비스에 압도당해 게임스코어 1-4까지 밀렸다. 그러나 홈팬들의 성원에 이형택은 투혼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형택은 코트 구석을 찌르는 스트로크에다 서브앤드발리의 적극적인 공격을 섞어가며 더블폴트 등 실수가 잦아진 스리차판을 몰아붙여 극적으로 4-4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추격은 끝이 났다. 이형택은 이후 백핸드 발리와 스트로크가잇달아 네트에 걸리거나 엔드라인을 벗어나는 바람에 2게임을 모두 간발의 차로 잃고 또 하나의 은메달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 12일 전적 △ 남자단식 결승 파라돈 스리차판(태국)에 2(7-6 6-4)0 이형택 △ 여자복식 결승 최영자-김미옥 2(7-6 1-6 6-3)1 위니 프라쿠샤-안젤리크 위자야 (부산=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