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삼성증권)이 숙적인 일본의 스즈키 다카오를 꺾고 남자 단식 결승에 올랐다. 세계랭킹 79위인 이형택은 11일 부산 금정코트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랭킹 1백10위 스즈키를 접전 끝에 2대1로 따돌리고 결승에 진출,은메달을 확보했다. 스즈키와의 전적에서 1승2패로 열세에 있던 이형택은 이날도 스즈키의 강한 서비스와 백핸드 스트레이트에 고전했으나 스트로크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지난 2월 데이비스컵 한·일전의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스즈키의 잇따른 더블폴트에 힘입어 6대4로 1세트를 힘겹게 따낸 이형택은 스즈키에게 계속해서 서브 에이스를 허용하는 등 실수가 겹치면서 2세트를 2대6으로 내줬다. 승부처는 3대2로 앞서던 3세트 6번째 게임. 이형택은 듀스 상황에서 스즈키의 백핸드와 발리가 잇달아 네트에 걸린 데 힘입어 스즈키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했고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따내면서 5대2로 승기를 잡았다. 이형택은 이후 무려 4개의 에이스를 허용하며 5대3으로 추격당했으나 포핸드발리 성공에 이은 서브 에이스 등으로 9번째 게임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형택(삼성증권) 정희석(경산시청)조는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복식 결승에서 한때 세계 최강의 복식조였던 파에스 부파티 조에 0-2로 완패,은메달을 따내는데 그쳤다. 또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세계랭킹 40위인 우즈베키스탄의 이로다 툴랴가노바가 세계 27위인 태국의 타마린 타나수 가른을 세트스코어 2대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