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만 더 많아진다면 더 잘 뛸 자신이 있습니다" 부산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110m허들에서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기대하지 않았던 동메달을 획득한 박태경(22)는 "메달을 따 너무 기쁘다"면서도 한국에서 단거리선수로 뛰는 설움을 쏟아냈다. 한국에서 단거리가 얼마나 푸대접 받고 있는 지는 지난 79년 서말구가 작성한한국기록이 20년이 넘었건만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시안게임만해도 한국이 단거리에서 메달을 딴 것은 지난 86년 김진태가 이 종목에서 3위를 차지한 이후 처음이다. 박태경은 "중국은 미국으로 유망주들을 보내 일류 코치들한테 배우지만 우리는전지 훈련 한번 간 적이 없다"며 "조금만 투자가 더 된다면 우리도 충분히 가능성이있다"고 호기있게 장담했다. 박태경은 지난 94년 이 종목에서 한국기록을 세운 이정호의 대를 잇는 한국 허들의 유망주다. 97년부터 지금까지 이정호와 라이벌 관계를 구축해왔지만 이번 대회에서 이정호가 최하위에 머문 반면 그는 이정호의 기록을 깨뜨려 명실상부한 1인자로 올라섰다. "스피드는 좋지만 허들을 넘는 기술이 부족하다"고 자신을 평가한 박태경은 "정호형이 기술적인 면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며 선배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부산=연합뉴스)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