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시안게임 복싱경기에서 편파 판정 시비가 일고 있다. 일부 복싱 심판들이 안와르 초드리 아시아복싱연맹회장의 나라인 파키스탄 선수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판정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 복싱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복싱 약체국인 파키스탄 선수들은 누가 봐도 진 경기를 했는 데도 심판의 후한 점수로 인해 9일 오전 현재 8강 경기가 끝난 10개 체급에서 4명의 선수들이 동메달을 확보했다. 지난 7일 플라이급 8강전의 경우 파키스탄의 누만 카림은 필리핀의 페이라 비오리토를 31-19의 큰 점수차로 꺾고 4강에 진출했으나 "필리핀 선수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음날 벌어진 라이트웰터급 8강전에서도 파키스탄의 아스그하 알리 사흐는 필리핀의 브린 로메오를 31-15로 이겼으나,이 경기도 점수가 거꾸로 매겨졌다고 복싱관계자들은 주장한다. 이같은 편파판정 의혹은 초드리 아시아연맹회장이 심판선임권을 가지고 있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판에겐 호텔숙식비와 왕복항공료가 지불되고 대회기간 1백30여만원의 수당이 지급된다. 또 경기 후에도 융숭한 접대를 받기 때문에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등 저소득 국가의 심판들에게는 심판 선임 자체가 큰 혜택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심판은 회장에게 잘 보여야 다른 국제대회에서 심판으로 선임되기 때문에 '엉터리 판정'을 서슴지 않고 있으며,초드리 회장은 이를 이용해 이들 심판을 자국선수들 경기에 집중적으로 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