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개막한 부산아시안게임이 중반을 지나면서 선수촌 쇼핑몰에는 선물을 사려는 각국 선수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지난달 23일부터 운영하는 선수촌내 쇼핑몰에는 인삼과 홍삼, 토종꿀, 김, 전통공예품 등 우리나라의 전통상품을 비롯해 패션의류와 잡화,스포츠용품, 각종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8일까지 1억5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려 오는 17일 폐점때까지는 당초 예상한 2억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백화점측은 보고 있다. 품목별 매출을 보면 스포츠의류 및 용품이 3천170여만원으로 가장 많고 전통공예품(1천240여만원), 토속식품(1천210여만원), 여성캐주얼(1천240여만원), 잡화 및 액세서리(1천여만원) 등의 순이다. 최근에는 경기를 끝마친 선수들이 귀국하기 전에 기념품을 구입하면서 지난 5일에는 하루매출 최고인 1천400만원을 기록했으며 특히 한국 특산물과 하회탈.태극부채.공예품 등을 판매하는 매장에 손님이 몰리고 있다. 외국 선수들은 어떤 물건을 많이 구입하며 국가별 쇼핑행태는 어떻게 다른 지 소개한다. ▲인기품목 = 인삼과 김, 꿀 등을 판매하는 식품매장의 주요 고객은 일본과 중국, 대만 선수들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선수들은 김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고 중국과 대만 선수들은 주로인삼을 많이 구입하고 있다. 스포츠용품 매장에서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한국축구대표팀 유니폼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국축구대표팀 유니폼(3만6천원)은 태국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선수들이 많이 구입하고 있다. 캐주얼의류 매장에는 보온성이 좋은 폴라폴리스 재킷(1만5천원)이 최고의 인기품목으로 꼽히고 있는데 이란과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과 대만, 필리핀 등 더운 지역의 선수들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한국기온에 적응하지 못해 많이 구입하고 있다. 보름동안 600여벌(900여만원)이 팔려 캐주얼의류 매장의 75%를 차지했다. 전통 공예품 매장은 각국 선수들이 귀국하기 전에 꼭 들르는 곳인데 저렴한 가격(5천원)에 민화가 그려진 술잔세트(5개)가 가장 인기가 많고 탈액자와 모형 종 등도 인기가 높다. 이밖에 잡화매장에는 각국의 남자 선수들이 자국에 있는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위해 시계와 반지, 목걸이 등의 액세서리를 많이 구입하고 있다. ▲쇼핑행태 각국 선수들의 쇼핑행태 또한 다채롭다. 금메달 수 만큼이나 쇼핑에서도 많은 매출을 올려주는 손님은 일본과 중국선수들이다. 양국선수들은 쇼핑센터를 찾은 고객의 약 35%에 해당하지만 매출은 50%를차지할 만큼이나 구매단가가 높다. 쇼핑센터의 최대 고객은 단연 일본선수다. 1인당 구매금액이 많고 상품을 구입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길지 않을 뿐더러 매너도 좋아 판매사원들에게는 단연 인기가높다. 인삼을 많이 구입하는 중국 선수들은 판매사원들과 흥정을 많이 하며 아예 "깎아주세요"라거나 "싸게해 주세요"라는 한국말을 외워 흥정을 하는 선수들이 많다고판매사원들은 전했다. 인도네시아와 중국선수들은 한국에서 운동화를 구입하지 않는다. 이는 나이키나아식스 같은 유명 브랜드 운동화가 대부분 자국에서 생산된 것이어서 한국산이나 미국, 일본산을 찾다가 없으면 구입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일본이나 중국 등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가난한 나라의 선수들은 오랜 시간을 쇼핑몰에서 보내며 '아이쇼핑'으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편이다. 베트남과 몽골, 몰디브 등 소득수준이 낮은 나라의 선수들은 의류와 식품, 액세서리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실제로 구매하는 상품은 1천~2천원 정도하는 기념품이 고작이라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이란 등 중동지역 선수들은 축구화와 조깅화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태권도 선수용 운동화를 찾는 중동지역 선수들이 의외로많다고 한다. 특히 중동지역 선수들은 발이 유난히 큰 경우가 많아 280mm 이상의 운동화가 품절되는 바람에 백화점측이 긴급 추가 주문을 하기도 했다. 이밖에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은 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선수중에서는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참치캔을 싹쓸이 해가기도 했다. 쇼핑몰 직원들은 "44개 국가와 지역에서 모여든 선수들인 만큼 쇼핑행태와 씀씀이도 정말 각양각색"이라며 "대부분의 선수들이 우리나라 전통공예품의 아름다움과 물건의 수준에 감탄하고 있어 아시안게임이 우리 상품을 알리는데도 큰 역할을 하는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기자 lyh9502@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