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육상, 수영 다음으로 많은 42개의 금메달이 걸린사격에서 한국은 금 6, 은 12, 동메달 11개를 따내 당초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했다. 특히 지난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에 그쳤던 부진을 말끔히 털어내며 어느 정도 부활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무려 27개의 금메달을 휩쓴 중국은 물론 세계 정상권을 넘보기에는 여전히 거리가 있으며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선수층 확대와 꾸준한투자가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번 대회 한국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첫 날 기대했던 여자 공기소총에서 기대주 서선화, 김형미의 부진으로 금 사냥에 실패하며 이틀간 노 골드 부진에 빠졌다. 그러나 지난 4일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 우승을 신호탄으로 5일 남자 50m 소총복사 단체, 남자 더블트랩 단체, 여자 더블트랩 개인전 이상희가 금 3개를 쏟아내며 한국이 종합 성적에서 일본을 제치고 2위를 탈환하는데 중요한 몫을 담당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 사격은 손혜경이 6일 여자 스키트 개인.단체 2관왕에 오르며 금 2개를 보태 중국에 이어 종합성적 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특히 종목별로 정상급 선수가 4-5명에 불과한 클레이 종목에서 4개의 금맥을 캔것은 역대 최고의 성과로 평가된다. 하지만 금 4개가 걸린 전략종목으로 내심 싹쓸이까지 노렸던 남자 25m 센터파이어와 스탠더드 권총에서는 에이스 박병택과 이상학 등이 심리적 부담을 털어내지 못하고 부진해 단 1개의 금메달도 건지지 못했다. 사격계에서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사격이 비교적 호성적을 내긴 했지만 현재의 빈약한 선수층에만 매달릴 경우 결과적으로 부침이 심한 성적을 낼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을 얻은 것으로 평가했다. 즉 몇몇 종목에 특화된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운용할 경우 세계적 수준과 겨뤄야 하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90년대 중반이후 대대적인 정책지원과 선수 발굴의 결실로 이번 대회에서 세계신기록 3개를 작성하고 무려 5명의 3관왕을 배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또 여자 소총 3관왕 듀리 등 신예 유망주들을 발굴해냄으로써 향후 세계적인 사격 강국의 입지를 굳혀나갈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전체적인 선수층 확대가 한국 사격의 가장 절실한 과제로 지적됐다. 김관용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배가된 노력으로 최소한 90%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본다"며 "그러나 이대로 간다면 올림픽 전망이 밝으리라고 자신하기 어렵다"고말했다. 한편 70-80년대 사격 신화의 부활을 노렸던 북한은 금 2, 은 4, 동메달 5개로 기대에는 다소 못미치는 성적을 냈다. (창원=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