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부산 아시안게임 참가차 아시아나 항공기편으로 장웅 북한 IOC위원과 함께 김해공항에 입국하는 북측 여자 마라토너 2명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여자 마라톤을 대표하는 함봉실(28)과 김창옥(26)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남북 육상은 국제 무대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마라톤 만큼은 한국은 남자, 북한은 여자 분야에서 각각 세계 정상급의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함봉실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8위에 오른 북한 여자 마라톤의 `차세대 주자'.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제14회 만경대상 국제마라톤대회에서 함봉실은 2시간26분22초를 기록, 같은 북한의 정성옥이 가지고 있던 종전 최고기록(2시간26분59초)을37초나 앞당겨 북한 육상의 새로운 `간판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정성옥은 지난 99년 세비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시간26분54초의 기록으로 우승,세계를 놀라게 했고, 당시 북한 운동선수 최고의 영예인 `공화국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함봉실은 지난 88년 부터 정성옥과 함께 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제21회 베이징 하계 유니버시아드 하프 마라톤 우승자인 함봉실은 지난8월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개최된 제 14회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5,000m와 10,000m를 모두 석권, 대회 2관왕에 오르는 등 최근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일본 히로야마 하루미(2시간22분56초), 중국 리우 민(2시간23분37초) 등이 기록면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함봉실의 최근 상승세나 당일 컨디션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이봉주와 함께 남녀 마라톤 동반우승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함봉실과 함께 출전하는 김창옥은 지난해 12월 열린 제18회 마카오 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34분57초로 우승했고, 4년전 방콕아시안게임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한 북한 육상의 `대표주자'. 지난 97년 베이징 국제마라톤대회에 첫 출전, 6위에 올랐을때 만해도 국제무대에서 무명선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하루 8시간의 강훈련과 해발 1천400여m의 백두산 삼지연 고지훈련 등소위 `지옥훈련'을 견뎌내 심폐 지구력과 체력을 쌓아 정상급 마라토너로 성장했다. 김창옥은 대부분의 북한 선수들 처럼 15년전 중장거리 선수로 육상에 입문, 5,000m, 10,000m 경기에만 뛰다 4년전 부터 마라토너로 전향했다. 지난 95년 공화국선수권대회서 2시간27분 대로 우승, 북한이 선정한 `95년 10대선수'에 뽑혔으며 , 98년 인민체육대회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2시간27분02초까지 내기도 했다. 북측 선수단 관계자는 최근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함봉실은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아 일본 선수들만 따라잡는다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자신했다. (부산=연합뉴스)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