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나 홀로 사대에 섰을 때 긴장됐지만 평소동작 그대로 하자고 맘먹고 그냥 쐈습니다"

7일 남자 25m 센터파이어 권총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북한 권총의 에이스김정수(25)는 급사(속사) 2라운드 격발 도중 총기에 장전된 총알이 발사되지 않는 `격발 불능' 상황을 이겨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고도의 정신 집중을 요구하는 사격에서 격발불능을 경험한 선수는 가장 중요한 경기력의 요소인 격발 리듬을 잃기 쉽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는 게 사격계의 통설이다.

김정수는 총이 발사되지 않는 순간 한때 긴장하기도 했으나 곧 평상심을 회복한뒤 그 다음 라운드에서 곧바로 50점 만점을 쐈고 다른 선수들이 모두 시합을 끝낸뒤 혼자 사대에 남아 쏜 마지막 6라운드에서도 49점을 쏴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국의 이상학 등 2명의 선수와 불과 1점 차이 밖에 없었기 때문에 자칫 1발만잘못 쏘면 동메달로 밀려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놀랄만한 침착성을 발휘한 것.

안웅철 북한 코치는 "정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선수"라며 입이 마르게 칭찬했다.

98년 방콕아시안게임 단체 3관왕(자유.센터파이어.스탠더드권총)에 빛나는 김정수는 유독 개인전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이번에 소원을 풀었다.

북한 사격의 산실 `4.25 사격단' 소속으로 17살 때부터 총을 잡고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안 코치는 전했다.

165cm, 60kg의 작은 체구이지만 초롱초롱한 눈이 인상적인 김정수는 뉴델리아시안게임 7관왕에 빛나는 북한 사격의 신화 서길산 권총감독의 눈에 들어 집중적인 조련을 받아 북한 사격의 부활을 책임질 유망주로 기대를 모아왔다.

이번 대회 총 4종목에 모두 출전하는 그는 첫 두 시합인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에서는 중국 권총의 쌍두마차 왕이푸, 탄종리앙에 밀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이날 금메달의 여세를 몰아 8일 25m 스탠더드 권총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창원=연합뉴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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