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와 레이스 중반의 고개,강한 바닷바람과 노련한 일본선수.' 한국 마라톤의 '간판'인 이봉주(32·삼성전자)가 폐막일인 오는 14일 오후 열리는 아시안게임 남자 마라톤에서 한국에 아시안게임 4연패의 영광을 안겨주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다. 경주에서 마지막 체력 보강 훈련을 하고 있는 이봉주는 6일 "이제는 컨디션 조절만 남았다"면서 "절대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 마라톤 코스는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출발,황령산을 끼고 달리다 반환점인 해운대 구청 옆을 돌아오는 구간이다. 레이스 초반 15㎞까지 업다운이 심하고 후반 29㎞ 이후는 오르막 경사가 이어져 막판 페이스 조절이 우승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봉주는 3단계 코스 공략 방안을 세워 놓았다. 우선 초반 15㎞까지 페이스를 잃지 않고 선두권을 유지하다 후반 29㎞ 지점부터 맨 앞으로 치고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봉주는 이를 위해 경주에서 다각도의 레이스 공략법에 치중하며 훈련하고 있다. 날씨와 바닷바람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후 3시에 경기가 시작되므로 선수들은 섭씨 20도가 넘는 더위와 싸워야 한다. 이번 코스는 광안리·해운대 해수욕장을 끼고 있어 바람도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봉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뉴질랜드 전지훈련에 이어 결혼 후 처음 맞는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훈련해 매달려 왔기 때문이다. 이봉주와 금메달을 다툴 경쟁자로는 일본의 다케이 류지(30)와 시미즈 고지(32)가 꼽힌다. 이봉주가 경험으로나 최고기록으로나 이들보다 한 발 앞서 있기는 하지만 다케이의 경우 올 시즌 기록이 이봉주보다 좋아 방심할 수는 없다는 것이 오인환 감독의 분석이다. 그러나 오 감독은 "봉주가 체력적인 문제로 순간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이 있었지만 그동안 지구력 보완에 힘써 왔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10년을 한결같이 42.195㎞를 달려온 이봉주는 이번에 28번째 완주에 나선다. 이봉주는 "대회가 다가오면서 긴장이 약간 되기도 하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