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도약을 노리던 한국수영이 중국과 일본의 더 높아진 벽만 확인하고 또 다시 `우물안'에서 맴돌았다. 김민석(한진중공업), 한규철(삼진기업), 성민(한체대), 조성모(해남고)로 역대최강의 진용을 구성해 금메달 4개 이상을 노크했지만 18개의 한국신기록을 세우고도금메달 1개에 은메달 2개, 동메달 8개를 따내는 데 그쳤다. 한국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사이 금지약물 파동으로 한때 추락하는 듯 했던 중국은 경영 32개 세부종목 가운데 20개의 금메달을 휩쓸어 자존심을 회복했고 하기와라와 나카무라 등 일부 주전이 빠진 일본도 금메달 11개를 따내고 남자평영의 기타지마가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등 비교적 선전했다. 특히 중국은 전통적으로 취약한 남자종목에서 일본을 제압해 균형있는 발전을이뤄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중국의 부활과 일본의 약진 속에서 한국은 현상 유지에 바빴다. 김민석이 마지막날 남자자유형 50m에서 가까스로 금메달을 따내 근근히 체면을살렸지만 전략종목으로 삼았던 남자자유형 장거리와 배영에서는 메달권에도 들지 못했다. 대표코치와 개인코치간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아 남자자유형 1500m의 경우 한규철과 조성모가 집안싸움을 펼치다 중국 선수에 역전 우승을 내주는 등 일부 종목에서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다만 선소은(초연중)이 여자자유형 50m에서 25초대에 진입해 값진 은메달을 따고 자유형 장거리에서 중국,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은 침체된 수영계에 자신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사실 대표팀에 대한 지원 부족 등 안팎의 주어진 여건을 감안하면 한국이 이번에 올린 성적은 `이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수영연맹은 만성 재정난으로 기록 정리조차 제대로 돼있지 않을 정도로 낙후돼 있고, 입만 열면 기초종목 육성을 외치는 체육당국은 눈앞에 성적에만 급급한나머지 기초종목 투자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 내실있는 구조개혁에는 손을 못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국내 대표적인 여가스포츠이자 기초종목인 수영 발전은 연맹과 지도자, 당국이 함께 풀어나가야할 숙제인 셈이다. 연맹 관계자는 "한국기록을 18개가 내고도 금메달 하나에 그쳤다는 것은 그만큼우리가 중국, 일본에 한참 뒤처졌다는 얘기"라며 "수영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수영코치 자격증 발급 등 대학과 관변단체로 넘어가 있는 각종 수익사업을 정부 협조를 통해 연맹으로 일원화해 재정을 확충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부산=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