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지난달 24일 북측 선수단 입촌식에 이어 북측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경기장마다 울려퍼지고 있는 북한의 '애국가'가 각 세대에게 서로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1947년 발표된 북한 '애국가'는 6.25전쟁을 겪은 세대에게는 당시의 아픔을 연상시키는 매개물이 되고 있는 반면 전후세대에게는 생소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있는 것이다. 지난 4일 북측과 중국의 여자 축구 예선전에 앞서 창원 늘푸른전당에서 연주된북한 국가를 들은 이씨(66.창원 성주동)라고만 밝힌 한 60대 여성은 "북한군이 쳐들어왔을 때 당시 고향인 진주에서 듣던 그때 그 노래"라며 "세월의 변화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6.25전쟁 당시 야밤에 북한 사람들이 총부리를 들이대며 '애국가'와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가르쳤다"며 "그때 듣던 것과 똑같고 여전하다"고 술회했다. 가사를 생각하면 지긋지긋하다는 이씨는 "곡조 자체는 듣기 좋으니까 젊은 사람들이 부담감을 갖지 않는 모양"이라며 "그러나 그 시절을 모르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일제 강점기와 6.25를 모두 경험한 임남근(70.창원 도개동)씨. 그는 "북한 '애국가' 뿐 아니라 일본 국가(國歌)도 알고 있다"며 "그때는 강요에 의해서 들었지만 지금은 평화시대니까 북한 '애국가'를 듣는 것은 개개인의 마음자세에 달려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은 시대가 변해 북한 '애국가'를 부른다고 빨치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그래도 "북한 '애국가'는 개인 기억 뿐 아니라 역사상 기록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애국가'가 전전세대에게 지난 세월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과 달리 북한 '애국가'를 처음 듣는 전후세대에게는 별다른 거부감을 주지 않고 있다. 이날 사실상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퇴근하자마자 경기장을 찾았다는 김규정(31.회사원.창원시 사파동)씨는 "북한 국가는 군대를 연상시키는 곡일 것이라고 막연하게나마 생각했는데 잔잔하고 평온한 느낌"이라며 "곡을 모르는 사람에게 들려준다면북한 '애국가'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북한 '애국가'가 곡조 자체가 고상하고 가사도 자연찬미적이어서 김일성.김정일 부자 우상화에 맞지 않아 '김일성 장군의 노래', '김정일 장군의 노래'를 공식 행사에서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