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한국 펜싱이 아시안게임에서 금6, 은6, 동메달 3개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는 여자 사브르 개인 및 단체전이 빠져 10개 종목으로 치러졌던 4년전 방콕아시안게임의 금5, 은5, 동메달 2개의 성적을 능가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그동안 에페와 플뢰레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었던 사브르에서 남녀 개인전 동반우승을 차지,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여자 사브르의 경우 전국적으로 중.고.대학 및 실업팀의 등록선수가 4개팀 18명에 불과하고 국가대표를 구성할 수 있는 선수는 한체대와 익산시청 등 2개팀 7명에그치고 있어 이번 우승은 `기적'에 가깝다는 찬사를 받았다. 펜싱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있는 중국은 종목당 등록선수가 7천명에 달하며 매년1,2진으로 나눠 해외전지훈련을 실시하는 사실과 감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한국 펜싱은 하지만 지난 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 은메달 1개를획득한데 이어 ▲78년 금 1, 은1, 동3 ▲86년 금3, 은3, 동2 ▲90년 금3, 은6, 동2▲94년 금2, 은3, 동4 등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효자 노릇을 해왔다. 평소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비인기종목 펜싱이 이같이 국제대회만 열리면국민에게 기쁨을 주는 `효자'종목으로 자리를 잡은 데는 꾸준한 투자가 뒷받침 됐기때문이다. 펜싱은 지난 86년 조내벽 라이프건설 회장이 8년간 협회장을 맡으면서 기반을잡은데 이어 장영수 대우건설 사장이 협회장으로 취임한뒤 6년간 꾸준한 재정지원을해주고 국제대회를 유치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지난 99년 아시아 최초의 세계선수권대회 유치와 A급 국제대회인 대우그랑프리대회 창설, 매년 2개월 가까운 대표팀 해외전지훈련 등은 대표적인 투자 사례다. 이 과정에서 김영호(대전도시개발공사)는 지난 2000년 한국 펜싱 사상 첫 올림픽금메달의 쾌거를 이뤘고 현희(경기도체육회)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펜싱 사상 첫 우승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한국 펜싱은 장영수 회장이 `대우사태'로 물러나면서 1년 가량 외부의 재정지원이 끊겨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올해 5월 유용겸 경륜사장의 협회장 취임으로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상태다. 펜싱협회 관계자들은 "한국 펜싱이 앞으로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번에2억3천만원 가량이 소요되는 해외전지훈련을 대표2진들에게도 실시하는 등 투자를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