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남자 체조에서 하루에 3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코리아'의 기세를 올렸다.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기계체조 남자 종목별 결승에서 김동화(울산중구청)와 김승일(영광고)이 각각 링과 마루운동에서 정상에 올랐고 북한의 김현일이 안마에서 우승해 남북이 금메달 3개를 합작하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 처음 태극마크를 단 신예 김승일은 이날 첫 종목인 마루운동에서 고난도의 연기를 펼치며 9.525점으로 2위 조정철(9.45점.북한)을 앞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승일은 마지막 착지 때 앞으로 한 발 물러서는 등 약간의 감점 요인이 있었지만 스타트 점수(감점 없이 얻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점수)를 10점 만점으로 맞출 만큼 높은 난이도의 연기를 펼친데 힘입어 정상에 올랐다. 마루운동과 평행봉이 주종목인 김승일은 지난 1일 벌어진 남자 단체전 평행봉에서도 세계 최강인 중국의 리샤오펑(9.850점)에 버금가는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며 9.800점을 획득, 각국 체조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진 안마에서는 북한에서 '제2의 배길수'로 불리는 김현일이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는 큰 서클(다리를 휘돌리는 동작)을 앞세워 힘있는 연기를 구사하며 9.750점을 획득, 중국의 텅하이빈과 공동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코리아 독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선수는 한국의 최고참 김동화(울산 중구청). 남자 마지막 종목인 링 연기에 나선 김동화는 십자버티기와 스왈로우(몸펴 수평버티기) 등 고난도의 기술들을 흔들림 없이 구사하며 9.800점을 받아 같은 점수를 기록한 중국 황쉬와 함께 공동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