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기계체조에서 황금빛 재주를 부리며 금맥을 캤고 사격에서도 여자 저격수들이 마침내 물꼬를 텄다. 부산아시안게임이 중반으로 접어든 4일 한국은 체조와 사격에서 3개의 금메달을추가하며 2위 일본을 금메달 4개 차이로 추격하는 숨가쁜 레이스를 펼쳤다. 기계체조에서 올해 처음 태극마크를 단 신예 김승일은 이날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종목별 결승 마루운동에서 9.525점을 기록, 북한의 조정철(9.45점)을따돌리고 체조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김승일은 마지막 착지 때 앞으로 한발 밀려 약간의 감점 요인이 있었지만 스타트 점수를 10점 만점을 받는 등 고난도의 연기로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전날 개인종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동화(울산중구청)는 링에서 십자버티기와 스왈로우 등 고난도의 기술들을 흔들림없이 구사해 중국의 황쉬와 함께 9.8로 공동 1위에 올라 한국은 체조에서만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북한은 `제2의 배길수'로 불리는 김현일이 주종목인 안마에서 선굵은 연기로 경쟁자들을 압도하며 9.75를 획득, 중국의 텅하이빈과 공동 금메달을 땄다. 한국은 부진을 면치 못했던 사격에서도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이미경(상무), 공현아(경기도청), 이선민(청원군청)은 창원종합사격장에서 열린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에서 1천778점을 기록해 중국과 타이를 이뤘으나 시리즈의 득점차에서 앞서 정상에 올랐다.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인 이미경은 개인전에서도 596점으로 은메달을 추가했고남자 10m 러닝타깃에서는 중국에 이어 2위에 입상해 이 종목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획득했다. 초강세의 중국은 여자 25m 권총 단체에서 1천768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정상에 올랐고 타오루나는 이번 대회 사격에서 3번째 3관왕이 됐다. 낙동강 너머 강서승마장에서도 메달 소식이 전해왔다. 대표팀의 간판 전상용이 종합마술 개인전에서 2위에 올랐고 한국은 단체전에서도 은메달을 차지했다. 볼링에서는 아쉽게 이번 대회 2관왕 탄생이 무산됐다. 전날 개인전에서 우승했던 김수경(천안시청)은 차미경(대전시청)과 짝을 이룬 2인조 경기에서 막판 뒷심 부족으로 12게임 합계 2천558점을 기록, 말레이시아의 채데추-얍문이(2천589점)에 이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전통적으로 `메달 밭'인 레슬링과 이번 대회에서 `효자 종목'으로 떠오른 펜싱은 무더기 금메달 꿈에 선수단의 가슴이 잔뜩 부풀었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4㎏급에서는 김진수(주택공사)와 60㎏급의 강경일(삼성생명), 96㎏급의 박명석(마산시청)이 일제히 결승에 올라 이날 밤 잇따라 승전고를 울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는 이승원(화성시청)을 앞세운 `태극 검사'들이 카자흐스탄을 45-36으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고 여자 에페 단체전 역시 카자흐스탄을 45-32로 제압해 남녀 모두 중국과 금메달을 다투게 됐다. 하지만 소프트볼은 대만에 1-2로 져 1승4패를 기록, 예선 탈락이 확정됐다. 한편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재 한국은 금18, 은23, 동29개를 획득해 일본(금22,은 29, 동27)과의 간격을 줄이며 뒤집기를 노리게 됐다. 아시아 최강인 중국은 낮동안에 금메달 6개를 보태는 등 금66, 은28, 동18로 독주를 거듭했다. (부산=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