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부산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안마에서 금메달을 딴 김현일(26)은 그동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안마왕' 배길수에 철저히 가려졌던 비운의 체조선수. 김현일은 처음 대표로 발탁된 96년 세계선수권에서 배길수와 함께 출전해 안마4위에 올라 일찌감치 `제2의 배길수'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배길수는 지난 2000년말 은퇴할 때까지 번번이 김현일의 앞길을 가로 막았다. 북한이 올림픽 단체전 출전권을 못따 1명에게만 출전권이 돌아간 96년 애틀랜타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연거푸 배길수가 출전하면서 그에게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던 까닭에 출중한 기량을 갖추고도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차례도 3위 이내에 입상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김현일은 배길수가 은퇴하자 후배들을 이끌고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그간의 한을 풀었다. 키 160cm, 몸무게 56kg의 김현일은 체격은 그리 크지 않지만 선배 배길수처럼서클(다리를 휘돌리는 동작)이 크고 안마 위에서 다리를 모아하는 동작과 다리를 벌리고 하는 동작에 모두 능해 다양하고 현란한 기술을 구사하는게 특징. 현재 조선체육대학 소속인 김현일은 "장군님이 주신 담력으로 힘껏 싸웠다"고소감을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jhcho@yna.co.kr